존박이 스페셜게스트로 참석한, 박정현 서인국의 센티멘탈 콘서트를 26일 보고 왔습니다. 박정현을 알게 된지도 어느새 10년이 지났는데요, 10년이 넘은 시간동안 변함없는 가창력을 간직하고 있음에 놀랐습니다. 역시, 그래서 그녀는 프로겠지요. 그리고 서인국. 슈퍼스타K에 나왔을 때보다 확실히 늘었더군요. 댄스에도 능했고요, 다소 격한 댄스에도 호흡의 흔들림 없이 참으로 안정되게 노래를 부르더군요.

콘서트는 박정현과 서인국이 차례대로 나왔다 사라지며 불렀는데요, 중간 중간 미리 녹음된 대본에 맞춰 두 사람이 연기 하는 장면들이 나왔어요. 콘서트에서 연극적 요소를 삽입했다는 게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박정현은 외로운 도시 여자의 역할을 맡았고요 서인국은 사진작가의 꿈을 품은, 그러나 가난이라는 장벽 아래 눌린 도시 청년의 역할을 맡았답니다. 그렇게 두 남녀의 독백과 대사들이 오고가고 한 씬이 끝날 때마다 박정현과 서인국이 번갈아가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1부가 끝날 때 쯤 서인국과 박정현이 등장하여 인삿말을 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존박도 이때 짠, 하고 나타났지요.



존박이 고교시절 아카펠라 그룹에서 활동하던 그때, 많은 영향을 받은 가수가 바로 보이즈 투맨이라고 합니다. 보이즈 투맨과 머라이어 캐리가 함께 불렀던 원 스윗 데이를 존박, 서인국, 박정현 버전으로 들어봤습니다.

늘 가사를 중시하는 존박. 이번에도 참 애절한 가사가 돋보이는 곡을 불렀네요.

Mariah Carey & Boyz II Men

- One Sweet Day -


작사: 머라이어 캐리 &보이즈 투멘

작곡: 머라이어 캐리 & 월터 아파나시에프


Sorry I never told you
All I wanted to say
And now it's too late to hold you
'Cause you've flown away
So far away

미안해요, 난 말해주지 못했죠..

당신께 얘기하고 싶었던 말들을...

이제 당신을 잡기엔 너무 늦어버렸요.
당신이 너무 멀리 떠나버렸기에..

Never had I imagined
Living without your smile
Feeling and knowing you hear me
It keeps me alive
Alive
당신의 미소 없이 살아가는건

상상도 못해봤어요.
하지만 당신이 내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또 알기에

난 살아갈 수 있죠.

And I know you're shining down on me from Heaven
Like so many friends we've lost along the way
And I know eventually we'll be together
One sweet day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떠나 보낸 많은 친구들처럼,
천국에서 당신이 날 비추고 있다는 걸 알아요.
어느 행복한 날,
우린 결국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것도 알아요.

Darling, I never showed you
Assumed you'd always be there
I took your presence for granted
But I always cared
And I miss the love we shared

당신에게 한 번도 표현하지 못했어요.
당신이 항상 내 곁에 있을거라 생각했죠.
당신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겼지만,
난 언제나 당신을 소중히 생각했어요.

우리가 나누었던 사랑이 그리워요.


And I know you're shining down on me from Heaven
Like so many friends we've lost along the way
And I know eventually we'll be together
One sweet day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떠나 보낸 많은 친구들처럼,
천국에서 당신이 날 비추고 있다는 걸 알아요.
어느 행복한 날,
우린 결국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것도 알아요.


Although the sun will never shine the same
I'll always look to a brighter day
Lord I know when I lay me down to sleep
You will always listen as I pray
태양이 항상 똑같이 빛나지는 않겠지만
난 언제나 더 밝은 날을 기대할거에요.
신이시여, 전 알고 있답니다.
제가 잠자리(죽음)에 들 때에,
당신이 제 기도를 들어주시리라는 것을...

 

And I know you're shining down on me from Heaven
Like so many friends we've lost along the way
And I know eventually we'll be together
One sweet day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떠나 보낸 많은 친구들처럼,
천국에서 당신이 날 비추고 있다는 걸 알아요.
어느 행복한 날,
우린 결국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것도 알아요.


And I know you're shining down on me from Heaven
Like so many friends we've lost along the way
And I know eventually we'll be together
One sweet day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떠나 보낸 많은 친구들처럼,
천국에서 당신이 날 비추고 있다는 걸 알아요.
어느 행복한 날,
우린 결국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것도 알아요.


Sorry I never told you
All I wanted to say 
 

미안해요, 난 말해주지 못했죠..

당신께 얘기하고 싶었던 말들을...

 


존바기, 라며 유달리 존박을 이뻐했던 박정현. 슈스케 선배 서인국은 박이, 라며 아무도 그 애칭 따라하지 말라며 우리를 웃게 했죠. 깔창 깔았냐며 농담 던질 때도 진지하게 안 깔았다고 말하는데, 서인국도 결국엔 존박의 순박한 웃음에 빠진 듯 하더군요. 존박의 그 빙구웃음이 왜 이렇게 좋은지요.



존박의 디지털싱글 아임 유어 맨도 라이브로 들었습니다. 라이브 반주에 맞춘 라이브 무대. 가까이서 본 팬들 말로는 손을 덜덜 떨었다던데. 목상태가 최상은 아니었지만 함께 간 친구는 목소리가 참 매력있다며, 실물로 보니 저렇게 잘생겼는데 텔레비전에는 왜 그렇게 나오냐면서 사람들이 존박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제 알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



그리고 슈스케 레전드 미션-이문세 편에서 불렀던 곡 빗속에서를 드디어 라이브로 듣게 되었습니다. 옆에 있던 친구 말이, 존박은 재즈나 블루스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더군요. 존박의 노래를 처음 듣는 제 친구에게도 그게 느껴질 정도였나봐요. 그래서 참으로 신기했다는. ^^

비록 게스트로 참석하는 콘서트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존박에게는 첫번째 콘서트였고 그래서 기대도 컸고 긴장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쉬움도 있었을테죠.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잖아요. 하물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함에 있어 주인공이 되어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거에요. 더욱이 그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어찌 욕심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을까요.

언젠가는 이런 곳에서 나의 노래를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 앞에서 꼭 노래하고 싶다고, 잠시 덮어두었다가 다시 찾게 된 그 꿈을 언젠가는 꼭 이루겠다고, 존박은 그런 다짐을 하며 돌아섰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지켜보던 우리도 살짝 아쉬운 미소를 지었던 건 그때문인 것 같습니다.

존박의 스페셜 공연을 마치고, 그 후로는 마음 풀고 정신없이 공연을 즐겼죠. 존박과의 만남은 20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존박 덕분에 박정현과 서인국의 매력과 능력을 다시 한번 재발견할 수 있었기에, 나에게 듣는 귀를 열어주고 유난히 호불호가 심했던 대중음악의 스펙트럼을 넓겨줘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최근 출시된 음원 '빗속에서'가 각종 음악사이트 상위권을 점령한데 이어 의류, 화장품, 핸드폰 광고까지 접수하는 등 '슈퍼스타K2' 종료 후에도 승승장구 중인 존박에게 팬들이 '인증왕'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지어주어 화제입니다.

지난 11월 5일 존박 팬카페 '갓 블레스 존(God Bless John)'은 박소현의 '러브게임' 앞으로 함께 출연한 허각, 장재인을 비롯해 스태프까지 포함된 저녁 도시락을 선물로 보냈습니다. 존박의 첫 라디오 출연을 축하하기 위한 이벤트로 직접 포장한 수제쿠키와 신선한 과일, 케이크, 음료수 등을 풀세트로 담았죠.


이뿐만 아니라 존박 팬카페는 라디오 출연을 하루 앞둔 날 고기, 홍삼, 도리지청과 건강식품, 존박의 어머니를 위한 특별선물을 보내 존박의 건강과 활발한 음악활동을 기원했습니다.


도시락과 선물로 팬들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받은 존박은 지난 11월 7일 자신의 트워터를 통해 "와ㅏㅏㅏ 도시락과 선물 너무너무 잘 받았습니다!! 오늘 하루도 여러분들을 위해서 열심히 할거에요!! ^^"라고 남기며 팬들을 향한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또 당시 현장에 있던 방송 관계자는 "존박이 팬들을 위해 직접 사인했다"며 팬들을 위해 "항상 너무 너무 감사해요!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가 함께 적힌 존박의 친필사인을 팬카페 앞으로 보내왔습니다.



사실 존박의 이번 감사인증은 처음이 아닙니다. 존박은 지난달 31일에도 팬카페 '갓 블레스 존'이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 콘서트 현장으로 보낸 케이크 앞에서 인증샷과 감사 영상을 보냈으며, 트위터 상에서 '저의 팬분들 진짜 짱이었어요--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팬들을 향한 마음을 트위터를 통해 '인증' 중인 존박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지난 3일 팬카페 가입 당시.

'성규'라는 한국 본명으로 가입한 존박은 자신이 진짜 존박임을 입증하기 위해 "드디어 http://cafe.naver.com/superstarpark 가입했어요!"라는 인증 트윗을 남기며 '인증왕'다운 면모를 보여줬지요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고, 팬들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이 트위터 상 그 짧은 몇줄의 문장에서도 느껴지더라고요. 아직은 때묻지 않은 그 순수함이 좋았고요.

슈퍼스타K2 결승전에서 2등에 머물렀지만 허각형이 될 줄 알았다며 진심으로 축하하며 박수치는 그 모습을 보며 놀랐는데, 최근 이렇게 트위터를 통해 팬들에게 감사하는 모습을 보며 저는 다시 한번 놀랍니다. 존박이라는 사람이 가진 진정성에 대해 말이죠.

그래서 그의 노래에 더 마음이 움직이고 가슴이 뛰나봐요. 좋은 영혼이 좋은 노래를 만든다는 옛말의 주인공이 바로 존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슈퍼스타K2를 보면서, 그리고 그 감동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지금까지 제가 느낀 건, 슈퍼스타K2 뒤에는 그들을 슈퍼스타로 키운 슈퍼스타급 부모님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아쉽게 2등을 한 존박. 존박은 우승을 목전에서 놓쳐 아쉽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마지막 무대에 서기 전 어머니가 편지를 주셨다. '마음 편안하게 해라. 니가 일등하면 잘돼서 좋은 일이고, 허각이 일등을 하면 더 좋은 일이다. 힘들게 자랐는데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적으셨더라. 끝난 후에도 '2등 하기를 정말 잘했다. 부담되지 않아 얼마나 좋냐'고 하시더라. 내 마음을 다 알고 계셨나보다.”

존박의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1등만 강요하던 보통의 어머니들과는 참 달랐습니다. 여느 어머니들은 너가 2등하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1등이 더 좋지 않겠니. 엄마는 너가 1등하는 걸 바란다, 라고 말씀하잖아요.


슈퍼스타K2 결승전 당시 순간들을 회상해보니 역시나 존박의 말은 사실이었구나, 하고 다시 한번 실감했답니다. 우승자로 허각이 발표된 순간, 존의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며 아들에게 손을 흔들었거든요. 아들을 애써 위로하는 어머니의 웃음은 아니었죠. 최선을 다한 아들 존박이 무척이나 자랑스럽다는 어머니의 미소를 어떻게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요.

슈퍼스타K2 결승전이 끝나고 존박의 어머니는 존박을 안아준 뒤 우승자 허각에게 다가가 진심으로 축하하며 수고했다며 안아주었습니다. 우승을 놓쳤으니 아쉬울 법도 한데 허각을 위해 앵콜송에 화음을 넣어주고, 각이 형이 될 줄 알았다며 웃으면서 축하해주고,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 키를 대신 들고 있어주고. 그 대인배 존박의 모습은 바로 어머니에게서 나온 거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봤습니다.

어디 그 모습 뿐이던가요. 존박은 고국에서 와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비슷한 이야기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했답니다.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살았지만 당연히 한국인이라고 생각했다. 국적은 미국이지만 한국인이라는 것을 잊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내가 한국에서 적응할 수 있을 지 걱정이었고, 한국이 나를 받아줄까 많이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사랑을 받아서 한국인인게 너무 감사하다.”

존박의 부모님은 그를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박성규라는 한국 이름으로 아들을 부르며 한시도 조국인 대한민국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쳤습니다. 보통의 교포 2세가 갖기 쉬운 정체성의 혼란을 조금 덜 느낄 수 있었죠. 오죽했으면 아메리칸아이돌에 뽑혔을 당시 영어를 제2외국어라 했겠어요. 사실 한국어는 ‘초딩’수준임에도 그는 자신의 모국어라며 영어를 제2외국어로 돌렸죠.

존박은 자신의 음악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그것 역시 어머니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에게 남을 도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어머니의 교육 때문이다. 음악을 좋아하지만 그 음악으로 보람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음악을 너무 하고 싶고 남을 돕는 일도 하고 싶다. 그래서 음악을 하면서 세상을 바꾸고 사람을 돕고 싶은 거다.”

참 대단하신 분들이시죠? 존박의 어머니는 슈퍼스타K2 준결승전 당시 우연히 뵙게 되었는데요, 아직 언론에 노출하기 전이라 사람들은 그분이 어머니인 줄 몰랐답니다. 그런데, 저는 느낌이 확, 온 거에요. 그 교양과 인품이 느껴지는 아우라를 잊을 수 없어요. 제가 인사를 드렸더니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그리고 은은하게 웃어주시던. ^^ 다시 생각해봐도 슈퍼스타 부모님이 있었기에 슈퍼스타 존박이 있는 게 아닌가, 하네요.

김지수의 어머니도 생각이 나요. 어린 시절 이혼한 부모님 때문에 할머니 손에서 자란 김지수는 힘들게 학비를 벌며 기타를 쳤습니다. 슈스케2 당시 김지수가 어머니의 편지를 공개한 적이 있었죠. 당시 김지수는 “방청석에 가족들이 왔는데 엄마 밖에 안 보였다”면서 “각이 형네 가족 분들이 대기 중이던 나에게 편지를 던졌고 그걸 주웠다"는 말과 함께 어머니의 편지를 읽었죠.

김지수의 어머니는 편지에서 "평생 처음으로 너에게 글을 쓰게 됐다. 너를 의지하며 살아온 엄마는 지금 상황이 죄스럽고 내가 한심스럽다"며 "너 역시 가꾸고 운동하고 잘 먹고 잘 입고 부모 돈으로 등록금 내고 보살핌을 받고 살았다면 강승윤, 존박보다 더 잘생기고 멋졌을 거다"라고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또 "넌 진흙탕에서 핀 꽃보다 아름다운 보석이다. 철없는 아이들이 외모 따지지만 네 노래에 극찬 아끼지 않는 심사위원들과 팬들이 있다. 지금만으로 벅차고 감격스럽다. 우승이 아니더라도 네 이름 충분히 알렸으니 지금만으로도 벅차고 감동스럽다. 엄마 걱정 꿈에라도 하지 말고 뭐든 열심히 해라"며 아들을 위한 편지를 끝맺었죠.


김지수의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살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아들에게 진흙에서 핀 꽃보다 아름다운 보석 같다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갖고 있음을 격려하며 가수의 꿈을 응원하고 있었죠. 아마 김지수에게는 그보다 더 큰 힘도, 더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비타민도 없었을 것입니다.

앤드류 넬슨의 아버지도 생각납니다. 앤드류 넬슨의 무대를 보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던 엄정화의 말처럼 앤드류는 보는 이를 웃게 만드는 밝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소년이었죠. 그랬던 앤드류가 눈물을 흘리며 어려운 형편 때문에 아버지랑 떨어져 사는게 힘들다고 말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구김없는 모습에 가슴 아픈 사연이 숨어있었기 때문이죠.

앤드류 넬슨은 “그래도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지수형이나 각이 형은 나보다 백배, 천배는 더 힘들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못하겠다”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죠.

앤드류 넬슨의 아버지는 미국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아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에 오겠다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2번째 무대에서 앤드류는 탈락했는데요, 그 2번의 무대를 앤드류의 아버지는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당시 앤드류는 “약속 지켜줘서 고맙고 I just wanna say that I love you"라고 말하며 웃었는데요, 그의 아버지가 오른손으로 주먹을 만든다음 가슴을 탕탕 두드리고 나선 앤드류를 향해 자랑스럽다는 제스처를 취했을 때, 그 뭉클함이 제게도 전해져서 참으로 감동적이었답니다.

그날 앤드류의 아버지는 엠넷과의 인터뷰에서 “집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 네가 그리웠고 네가 자랑스럽다. 정말 멋지다”라고 아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죠. 그리고 얼마 전 마지막 방송에서는 편지를 통해 “전 좌석이 매진된 아들의 콘서트가 기대된다.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격려하기도 했고요.


장재인의 어머니 역시 참으로 강인한 분이더군요. 탈락자 발표 당시 “재인아, 잘했어! 후회하지마!”라며 딸을 격려했는데, 알고보니 슈스케2 본선이 치러지는 중간에 장재인의 외할아버지, 그러니까 장재인 어머니의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는 슬픈 일이 있었더군요.

그러나 장재인의 어머니는 장재인의 음악인생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 바로 이 시기라고 생각했기에 외할아버지의 부고를 알리지 않았습니다. 탈락하는 그 순간까지 지금은 말할 수 없는 비밀로 간직한 채 딸을 응원하며 지켜봤다니... 참 강인한 어머니죠?

어디 그뿐인가요. 장재인이 남들처럼 평범하게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들어가는 대신, 고교를 자퇴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도 그 선택을 지지했고 어떻게 보면 비주류라고 할 수 있는 언더 그라운드에서의 음악활동을 응원했죠. 그래서 우리는 장재인이라는 보석을 이번 슈스케2에서 만날 수 있었던 거죠.

음악이 정말 하고 싶다면, 그래.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면서, 열심히 하라고 응원하는 슈퍼스타K2 출연자들의 부모님들. 그들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슈퍼스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들의 어머니, 아버지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월말이 직장인들에게 좋은 이유는 월급날이 있기 때문이죠. 얼마 전 강원FC 막내 선수에게, 인사성 바른 마음이 참 예쁜 선수에요, 연락이 왔어요. 월급이 10만원이 적게 들어왔다고 굉장히 걱정스런 목소리로 제게 이야기하더라고요.

프로선수에게 10만원은 큰돈이 아닐 거 같죠? 큰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프로선수들도 있을 거예요. 어쩜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 선수에게는 굉장히 큰돈이었답니다.

그 선수는 연봉이 1200만 원 뿐인, 번외지명 선수였거든요. 그 선수의 월급은 100만원. 거기서 숙소생활 및 급식비가 20만원 빠지게 되면 매달 통장에 찍히는 액수는 겨우 80만원에 불과해요. 그런데 10만원이나 적게 들어왔으니 80만원을 쪼개 용돈, 핸드폰비, 적금으로 사용하던 계획이 어그러지게 된 거였죠.

나중에 알고 보니 중요한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훈련에 임해 벌금을 받게 됐더라고요. 그래서 벌금이 빠졌는데, 그걸 깜빡했던 거죠. 어쨌거나 10만원이 덜 들어와서 적금과 핸드폰비를 줄일 순 없으니 용돈을 줄여야했다고 한 달간 긴축재정으로 살아야한다며 배시시, 웃는데 그 모습이 왜 그렇게 슬퍼보이던지요.

K-리그 각 팀에는 번외지명으로 온 선수를 정확하게 세어보건 아니지만 대략 5명에서 10명 사이 정도 있는 듯 합니다. 다들 80만원 월급을 받고 뛰고 있으니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88만원 세대인 거죠. 팀이라는 이름하에 함께 뛰고 있지만 동료라고 불리는 선수 누군가는 억대 연봉을 받으며 아파트 전세 값과 맞먹는 차를 끌고 다니고요 한번 놀 때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 원을 써도 아깝지 않다며 근사하게 ‘턱’도 내고요.

하지만 어디 이게 프로에서만의 이야기겠어요. 고개를 돌려 보면 지금의 세상이 그런 걸요. 저 역시 공부 열심히 하고 원하는 직장에서 일하며 꿈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어린 시절 그렸던 아름다운 세상이 제게도 펼쳐지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벌써부터 은퇴 후 삶에 대해 걱정돼 적금, 펀드, 연금 등을 점점 늘리고 있어요. 결혼할 때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만 집구하는 책임을 전가할 순 없다는 생각도 들어 전세 값에 보태 쓸 돈들을 더 마련하고 있어요. 아직은 예쁜 핸드백 보면 혹하고, 새로 화장품이 나왔다고 하면 일단 써보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한 아가씨인데 말이죠.

편안한 노후를 위해 이제는 모든 걸 아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가끔은 속상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취업을 못한 제 친구는 제게 그러더라고요. 그것 역시 자신에게는 복에 겨운 소리 내지는 철없는 투정처럼 들린다고 말이지요.

제 친구는 여전히 취업문을 통화하기 위해 바늘구멍으로 돌진하는 낙타의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냥 손을 놓고 지낼 수는 없는 형편이라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고요 그렇게 해서 한 달에 백만 원 남짓 벌고 있으니 그녀 역시 이 시대가 낳은 88만원 세대겠지요.

그렇습니다. 이 땅의 많은 20대, 30대가 꿈을 뒤로 한 채 힘들게 한 달을 벌어 힘겹게 한 달을 벌어 사는 88만원 세대라는 이름 아래 살고 있습니다.

든든한 후원군, 소위 말해 ‘빽’도 없고 외모가 잘난 것도 없고 학벌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남다른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닌 그들.

단지 열심히 할 수 있고, 열심히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을 도와주고 믿어주는 이는 없습니다. 그래서 슬프고, 또 때론 세상을 향해 원망하기도 하고, 또 가끔은 분노하며 행동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허각이 더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 남성 평균키보다는 10cm도 넘게 작았을 뿐 아니라 덩치도 푸짐해 비주얼로써는 꽝이었습니다. 가수의 꿈을 이루기엔 외모에서부터 부족함이 느껴졌죠.

정규학력은 중졸. 이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땄다고 하지만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듯했고 어머니는 오래전에 집을 떠나 아버지 밑에서 자라야만 했고요.

저는 허각을 보며 2번 놀랐습니다. 슈퍼스타K2 라이벌 미션에서 존박에게 밀려 떨어졌을 때 “괜찮아요. 저는 주인공을 빛내주기 위한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해요. 주인공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던 허각의 모습을 보며 한 대 쾅, 하고 머리를 맞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허각의 삶은 늘 1등과는 거리가 멀었고, 가진 것보다는 못 가진 게 더 많았던, 그리고 앞으로도 가질 수 없을 것이라 체념하던, 그런 삶이었죠. 그러한 일상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내가 뭐 그렇지, 혹은 내 인생이 뭐 그렇지, 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쉽게 잊으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아무리 노력해도 되는 것보다 안되는 게 더 많아서, 도전보다는 포기에 더 익숙한 듯 한 느낌을 받아서, 저는 무척 슬펐습니다.

그리고 한 번 더 놀란 건요, 심사위원들과의 심층심사에서였습니다. 허각은 가끔 행사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고 돈을 번다고 했었고 여기 나오기 전에 진짜 하던 일은 무엇이냐고 물어봤지요. 허각은 덤덤한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키더군요.

저 위에 달린 환풍기를 가는 일을 한다는 말을 하는데, 그때도 머리에 충격이 쿵, 하고 오는 듯했습니다.

88만원 세대였습니다. 허각은. 꿈을 잊기 쉬운 힘든 날 속에서도 노래를 불렀고 가수의 꿈을 가슴에 새겨 놓았고, 그렇게 슈퍼스타K2 문을 두드렸던 것이지요.

그때 생각했어요. 허각, 만약 네가 우승한다면, 넌 많은 젊은이들에게 있어 희망의 이름이 될 거야, 라고.

그게 여름이었고, 가을 막바지에 이르러 허각은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고 말았습니다. 윤종신이 그랬죠. 애절함만큼은 허각을 따라올 자가 없다고. 그간의 삶이 노래에 투영됐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허각 스토리에 눈물 흘리며 그 늦은 밤 허각의 이름을 문자로 보낸 것이겠죠. 그렇게 한 표 한 표가 쌓인 덕에 허각은 우승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겠죠.


사실 가창력을 뺀 허각이라는 사람 하나만을 놓고 봤을 때 그는 모든 것이 대한민국 평균 이하입니다. 그가 잘하는 건 노래하나 뿐이었지만 외모가 잘나지 못하여 그 어떤 기획사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죠. 결국 노래를 뺀 허각으로 살아야 했고 그렇기 때문에 그는 3D 업종에서 일하며 꿈에서 자꾸만 멀어져야만 했죠.

우리는 허각을 통해 반전드라마를 꿈꿨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평균 이하의 그가 꿈을 이룬다는 건 허각 본인의 꿈을 이루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니니까요. 우리는 허각을 통해 88만원 세대의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습을 봤습니다. 그래서 허각의 성공은 곧 우리의 성공으로 다가왔던 거죠.

꿈을 향한 열정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있다면, 어린 시절 마음먹은 것처럼 뭐든지 이루고 무엇이든 가질 수 있습니다. 허각의 우승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고 허각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 오늘의 88만원 세대는 허각의 우승을 보며 자신의 삶에서도 반전드라마가 가능하다고 믿게 됐습니다.

허각처럼 타고난 재능과 그 재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한다면, 그를 지지하며 문자투표로 독려해줬던 사람들이 나타난 것처럼, 내 삶에도 그런 나를 인정하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포기 대신 희망을 떠올리며 88만원 세대들은 다시 꿈을 꾸며 세상으로 돌아갑니다.

허각의 우승은 우리에게 그러한 가르침을 던져 주었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슈퍼스타K2는 끝났지만 후폭풍은 대단하네요.

아직도 사람들은 대화 도중 제 점수는요, 60초 후에 공개합니다 등 슈스케에서 화제가 되었던 멘트들을 농담 삼아 쓰고 있고요, 슈퍼스타K2 최종 우승자인 허각은 한국의 폴포츠란 제하의 기사로 주말 내내 연예란을 자신의 이름으로 도배했습니다.

허각은 존박과 허각의 결승전에서 허각은 존박을 물리치며 최종 우승자에 뽑혔습니다. 사실 두 사람의 대결은 굉장한 화제를 모았는데요, 중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딴 허각과 노스웨스턴 명문대 경제학과 (이번에 노벨경제학과 수상자가 노스웨스턴 경제학과 교수였죠!) 출신의 존박의 만남은 극과 극이었습니다.

그 뿐인가요. 허각은 환풍기수리공으로 살며 이따금씩 행사무대를 뛰며 돈을 벌어야만 했지만 존박은 아메리칸 아이돌 Top20 출신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노스웨스턴 아카펠라 그룹 퍼플헤이즈의 솔리스트이나 뮤직디렉터로 활약하는 등 굉장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었죠.

게다 허각은 슈스케에 출연하기 전까지 악보 보는 법도 몰랐대요. 계명을 읽을 줄 몰랐다고 보컬 코치 박선주씨가 인터뷰 중에 이야기했답니다. 하지만 존박은 아카펠라그룹에서 뮤직디렉터로 있는 동안 하모니를 위해 각 파트별로 편곡도 직접해서 연습을 시켰고요 피아노와 드럼, 기타에도 능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기타 치는 장재인 옆에 앉아 코드를 얘기하며 그에 맞춰 연주하는 기타 반주를 듣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죠.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의 호남형 존박과 출연자 중 키는 제일 작았지만 몸무게는 가장 많이 나가 슈스케 멤버들 사이에서 중국돼지로 불렸던, 편부 가정에서 어렵게 자란 허각의 대결은 엄친아와 일반인, 어찌 보면 위너와 루저의 대결로 대중에게는 비춰지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허각의 우승은 인간극장 같던 드라마 같은 감동으로 다가온 듯합니다. 폴포츠도 핸드폰 외판원으로 있다가 영국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우승하며 가수의 꿈을 이뤘죠. 노래 실력만으로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된 허각의 이야기는 딱 한국판 폴포츠였죠.

편부 가정, 어려운 살림, 이로 인해 학업도 다 맞추지 못하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땄으며 천장 환풍기 수리공으로 근근이 살며 행사를 뛰며 용돈벌이를 했습니다. 그렇다고 키가 큰 것도 아니고 얼굴이 잘생긴 것도 아니고 춤을 잘 추는 것도 아닙니다. 비주얼에서도 시선이 가는 건 아닌데요, 대국민문자투표 1위의 주인공을 허각이었고 이는 고스란히 점수로 반영됐습니다. 그리고 결국 슈퍼스타K2 우승이라는 기적의 탄생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전 이번 슈퍼스타K2에서 진짜 우승은 엠넷이라고 생각합니다. 허각의 우승으로 외모나 비주얼이 아닌 정말 실력으로 국민들이 슈퍼스타를 뽑았다는 결과를 안게 됐고요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소울 보컬 존박은 2위를 차지하며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줬죠. 진심으로 허각의 우승을 축하하며 자신의 2위를 인정하는 모습은 허각의 우승만큼이나 빛났습니다. 목전에서 우승을 놓쳤으니 아쉬움이 클 법도 했는데 그는 마지막까지 우승자인 허각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신경 썼죠.

엠넷이 존박에게 고마워야할 점은 또 있습니다. 존박은 전폭적으로 그를 지지하는 고정 팬층이 꽤나 두텁습니다. 여기에 엄친아 존박과 가슴 아픈 가정사를 갖고 있는 허각의 대결로 인해 “어차피 우승은 존박”이라고 많은 언론과 연예인들이 떠들었는데, 정말로 존박이 우승할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죠. 모든 것을 다 갖춘 존박과 재능 하나만 믿고 이 자리에 올라온 허각의 대결로 슈퍼스타K2는 결승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고 이는 최고 시청률을 깨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심지어 지상파 3사의 금요일 밤 프로그램을 ‘올킬’하기까지 합니다.

이문세 미션 이후 -조조할인을 부르고 슈퍼세이브를 거머쥐었죠- 겨우 겨우 올라가는 듯 보였던 허각은 하늘을 달리다를 부르며 제대로 ‘포텐’을 터뜨렸고 덕분에 장재인과 존박의 결승전이라고 생각했던 모두의 예상을 깨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기세로 올라가더니 사랑비와 조영수의 신곡 언제나를 완벽하게 불렀고, 스타성이 없어도 노래만으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진리를 모두에게 각인시켜줬죠.

시청률을 위해서, 사전에 동의를 했다고 하지만 참가자들의 과거를 지나치게 많이 보여주며, 때로는 자극적인 편집까지 서슴지 않아 슈퍼스타K2는 많은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엔 기적을 노래하라는 자신들의 기치에 맞게 허각이 우승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로써 그간의 논란을 한 번에 덮게 됐네요.

사실 존박이 우승한다면 지난해 서인국보다 음악성이 뛰어났지만 외모로 인해 문자투표수에서 밀려 2위에 그친 조문근이 또 탄생하는 거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컸어요. 개인적으로 존박 또한 오랜 기간 아카펠라 그룹에서 활동하며 기본기를 잘 다지는 등 워낙 음악성이 뛰어나기에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안타까웠어요. 존박의 외모 때문에 그런 오해를 받게 된 것이기도 하지만 스타성보다는 노래실력만으로 승부가 결정되길 바란다는 사람이 많았고 그것이 허각의 우승까지 낳게 된 거죠.

엠넷으로서는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이로 인해 벌써부터 내년에 슈퍼스타K3가 찾아온다면 지원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아졌고요, 슈퍼스타K3를 향한 관심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었으니까요.


그럴 수밖에 없겠죠. 허각의 우승은 외모가 빛나지 않아도 실력과 열정이 있다면 누구나 노래를 부를 수 있고 그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지고, 그로 인해 가수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많은 가수지망생들에게 던져주었습니다.

비단 가수의 꿈을 꾸지 않더라도 허각의 모습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고 힘을 얻은 사람이 많아요. 마음을 다해 기적을 노래하면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니까요.

고난 끝에 꿈을 이룬 허각이 만들어낸 인간승리와 우승자만큼 빛났던 2위 존박의 이야기는 끝까지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에 앉게 했고 덕분에 슈퍼스타K2는 자체 시청률을 갱신하며 올 시즌 최대 히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슈퍼스타K2의 진짜 우승자는 엠넷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이번 슈퍼스타K2 결승전을 보는 동안, 저는 시종일관 허각과 허각의 팬들의 강한 기운에 조금 압도당했던 게 사실입니다. 허각 팬들이 꽤 많이 왔나 보네, 티켓 당첨이 잘 됐나보네, 했는데요, 이미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허각에게로 쏠려 있었나 봅니다.

허각의 자유곡은 김태우의 사랑비. 제목을 듣는 순간, 아 이거 지난주에 ‘포텐’ 터진 하늘을 달리다 같은 반응이 나올 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보면 허각이 제대로 능력 발휘한 곡이 조조할인, 하늘을 달리다. 사랑비도 비슷한 연장선에 있다고 봤어요.

허각은 팝 발라드보다는 비트감 있는 노래들, 그리고 클라이막스에서 허각 특유의 고음을 뽐낼 수 있는 곡에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빼앗었죠. 사랑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무엇보다 이제 무대 위에서만큼은 완벽히 자신감으로 무장한 모습이 돋보였습니다. 키도 작고 얼굴이 잘생긴 것도 아닌데, 언뜻 보면 슈퍼마리오 캐릭터 같은데, 노래 부르는 허각은 확실히 멋있었습니다. 그만큼 좔좔 자신감이 넘쳐 흐르는 모습으로 우리와 만났기 때문이었죠.

사랑비에서 “돌아가 그때로 내삶에 단한번 기도했던 대로, 이렇게 외치면 사랑비가 내려와~~”하며 길게 고음을 뽑은 다음 “너의 사랑이 나의 눈에 내리면”까지 부를 때 때마침 황금색 꽃가루가 터졌습니다. 허각이 고음을 뽑고 있는데 꽃가루까지 터져주고. 관객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었죠.

무대 위에서 허각은 관중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확실하게 자신의 노래에 집중하게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더군요. 빨려들어가는 기분을 느꼈어요. 뭐, 물론 고음을 그냥 내지르는 느낌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 음이탈도 좀 있었고, ‘걷다가 걷다보면’에서 발음도 부정확했고 박자도 좀 안맞았지만.

이건 반복해서 들었을 때 느꼈던 거고요, 현장에서 제가 들었을 때는 그런 실수들을 느끼지 못했어요. 실수도 능수능란하게 커버하는 것. 그것도 능력이겠죠.

이승철씨는 “허각씨의 보컬은 엄청난 반주에서도 목수리가 뚫고 나오는 거. 노래에 자신감이 붙어있는 거 같습니다”라고 말했죠.

그리고 조영수 작곡가의 신곡 언제나. 웅장한 오케스트라 반주가 나왔고요 허각 특유의 애절함을 잘 살릴 수 있는 좋은 편곡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음정, 박자 모두 안정적이었고요 허각의 미성이 돋보이는 그에게 딱 맞는 발라드였어요. 마치 맞춤형 양복을 입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허각씨의 무대는 신곡을 발표하는 듯한 데뷔 무대 같았고요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래가 인스턴트화되고 있는데 앨범나오면 노래연습보다 복근운동부터 하는 가수들이 많죠. 허각씨는 정말 노래로 승부하는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데뷔하시면 예능보다는 콘서트 활동 많이 하는 그런 가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프로로 데뷔하는 축하하는 무대 좋은 점수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99점이라는 깜짝 놀랄만한 점수를 주며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죠. ^^

이날 엄정화씨는 허각에게 “이제는 행사장에 노래 부르는 가수가 아니다. 이제는 자기 것으로, 자기 노래로 만들어 노래 부를 수 을 것”이라는 심사평을 남겼죠. 결승전에서 관중들을 장악하고 무대를 흡수하는 능력을 보며 앞으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뭐 그래도 슈퍼스타K2 우승자인 허각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갔을 때, 대중의 반응이 어떨지는 아직은 모릅니다.

윤종신씨는 “잘 부르지만 지극히 교과서적으로 부른다”며 “경쟁률이 많은 분야에 뛰어든겁니다. 개성적인 부분에서 고민을 해봐야겠죠”라고 말했지요.

하지만 이승철씨의 말씀대로 모든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줄만한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환풍기수리공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슈퍼스타에 뽑히며 가수의 꿈을 이뤘다는 점에서 희망을 읽고 있으니까요. 여기서 받은 지적들, 안 좋은 점들을 고쳐서 더 가슴에 와닿는 노래를 하겠다는 지금의 각오를 잊지 않는다면 좋은 가수로 다시 만날 것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으로 가는 길. 이 길도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기분이 묘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백일장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왔던 이 길을 사회인이 되어 슈퍼스타K를 보기 위해 오다니. 바쁘지만 시간을 쪼개 잠깐이지만 일상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음이 감사했고 노래듣는 즐거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어 또 감사한, 그런 밤이었어요.

간신히 생방 시작 전에 들어와서 슈퍼스타K2 대망의 결승전을 보았습니다. 존박와 허각이 만난 마지막 대결. 슈퍼위크 때 ‘절친’한 우정을 자랑했던 -형은 만날 때마다 좋아, 하며 앵겨붙은 존과 그런 존에게 폭 안기는 각의 모습으로 슈퍼스타 게이설이 나오는 등 둘 사이는 초반부터 정겨웠죠- 두 사람이 이제는 우승자가 되기 위해 다투게 됐습니다.

자유곡과 조영수의 신곡을 부르며 대결이 진행되었는데요, 존박은 전람회의 취중진담을 불렀고 허각은 사랑비를 불렀습니다. 역시나 존박은 존박스럽게, 김동률의 색깔을 없애며 ‘존박화’가 된 취중진담을 들려주었어요.



그리고 허각은 역시나 하늘을 달리다처럼 클라이막스에서 절정으로 치닫는 비트감 있는 곳을 선택했고요. 아쉬운 건요, 사랑비의 절정 부분에서, 빵하고 터지는 부분에서 갑자기 꽃가루가 날리더군요. 무슨 우승이라도 한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관객들은 열광했습니다.

굉장히 놀랬던 건 그날따라 허각의 팬이 상당히 많이 왔다는 사실. 허각, 허각하며 환호하는데 허각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한 존박을 보러 존박 팬 수십명이 온 듯한 그런 기분을 받았어요. 그 기분이 존박에게도 전해진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고요.

엄마, 안녕. ^^


그래도 심사평을 듣기 위해 무대 위에 올라가서는 가족석을 향해, 또 무대 바로 앞에 있던Top11과 눈을 맞춰가며 안녕, 안녕하며 반갑게 인사해주기도 했고요. 그 모습에 팬들도 존박에게 손을 흔들자 반갑게 눈인사해주던 존. 상당히 긴장해서 취중진담 초반에는 손까지 떨 정도였는데 오늘도 많이 웃더라고요.



그렇지만 지난 주에 웃음과는 느낌이 달랐어요. 지난 주에는 오랜만에 엄마를 만나, 마냥 즐겁고 신난 막내아들 같은 미소였다면, 이번에는 1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난 최선을 다했으니까, 하며 주문을 거는 듯한 그런 미소였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힘들지? 하고 물을 때 아니, 난 괜찮아, 하며 애써 웃는 거. 가끔 거울을 보며 혼자 웃으며 난 잘할 수 있고 이겨낼 거야, 하며 자기위안식 주문을 걸며 씩씩해지는 연습을 할 때가 있잖아요. 그날 존박의모습이 꼭 그랬어요.

결승전 내내 미소천사였던 존박.


그리고 조영수의 신곡 언제나. 사실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녹음될 거라는 이야기를 건너 건너 통해서 미리 들었는데, 존을 위한 버전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아쉬웠어요. 성량이 좋아 오케스트라 버전에 잘 어울릴거 라고 생각했는데. 왜 허각만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부르게 되었을까요. 두고 두고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현장 분위기는 점점 허각의 우승으로 기울여지는 듯했습니다. 이승철과 엄정화의 극찬이 이어졌고요, 급기야 조영수의 신곡이 끝나고 나서 이승철은 허각에게 99점을 줬고요 엄정화 역시 99점을 줬습니다.



그런데 그때 존이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웃으며 허각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주더라고요. 아. 정말 존박은 정말 진정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구나, 하며 감탄하는 순간이었어요.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었어요. 정말 순수하게, 형이 잘했으니까 좋은 점수가 잘 나오는게 당연한 거야, 하며 축하해주던 그 모습이 제 마음에 깊은 파장을 일으켰지요.

형, 잘했어!!!


그러보고니 존은 같은 곡을 부른 허각의 순서가 끝나고 심사를 듣기 위해 무대 위에 섰을 때도 허각에게 웃으며 축하해주더군요. 그렇게 연신 반복해서 웃고 있던 존박. 가식적인 웃음이 아니라, 잘했다며 후회없는 무대를 보여줬다며 자기 자신을 위한 웃음이 계속 제 눈에 밟혔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박혔고요.



그리고 마지막. 배철수가 부른 우승자의 이름은 허각이었습니다. 허각이 슈퍼스타K2의 최종 우승자가 되자 존박은 허각을 안아주며 축하한 뒤 뒤로 빠졌습니다. 우승자인 허각을 위해서요. 그렇게 웃으며 축하해주던 존박에게도 소감을 물었는데요, 듣는 내내 마음이 아프더군요. 물론 2등을 하게 된 사람의, 목전에서 우승을 놓친 2인자의 슬픈 소감은 아니었어요.

뒤에서 축하하고 있는 존박.


“각이 형 축하해요. 각이 형이 될 줄 알았어요. 너무 축하하고 너무 기쁘고 너무 좋고. 그리고 제가 제 고국에 와서 이렇게 노래하게 되고 이렇게 응원해주시고 너무 많은 걸 배우고 느끼고 있네요. 그리고 엄마, 아빠 너무 감사하고 엄마 아빠 없으면 이렇게 못하니까. 사랑해요.”



존박은 우리나라를 고국이라고 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시민권자인 존박에게 많은 사람들은 미국에 돌아가라고 외쳤고, 군대나 가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존은 아메리칸아이돌과의 인터뷰에서 영어를 제2외국어라 말했고, 이번 슈퍼스타K2에서는 고국이라고 말했지요. 그는 그렇게 자신의 근원을 잊지 않고 있었고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따뜻하게 받아주기는 커녕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서슴치 않았죠. 그래서 그의 소감을 듣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렇게 반듯하게 자랐는데. 나보다 뛰어난 무대를 보여줬으니 1등은 당연하다며 진심으로 축하해줄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을 늘 기억했고 한국어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한 청년이거늘. 우리의 편견과 그로인한 비난은 인종차별의 다른 이름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

노래를 통해 세상을 환하게 바꾸고 싶고, 노래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고. 가족애를 넘어 인류애를 꿈꾸는 청년의 아름다운 꿈이 미처 피오르기 전에 밟으려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나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허각이 앵콜송을 부를 때, 존박은 아카펠라 그룹에서 음악감독으로 활약했던 ‘경력’을 발휘해 허각이 빛날 수 있도록 화음을 넣어주며 뒤에서 받쳐주었고요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 열쇠가 담긴 함을 대신 들어주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았고요.



주연을 빛내준 조연이었지만 주연만큼 빛났고 노래에서 나오는 깊은 울림처럼 참으로 맑고 건실한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존박, 그의 진정성을 많은 이들이 알 수 있도록 오래도록 무대 위에서 밝게 빛나길 바랍니다. Gob bless john.

허각이 99점을 받는데.. 존... 너란 사람은 정말 대인배구나.

허각이 우승자로 호명하자 활짝 웃으며 축하해주는 존박.


2등을 더 기억하는 세상일 수도. 존박을 보며 떠올린 생각. ^^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슈퍼스타K 2 Top4가 사직구장을 방문한다고 했을 때, 역시 대세는 야구, 그것은 진리,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축구보단 야구가 인기가 많다는 사실을 인정해야겠죠. 가슴 아프게도.

그래서 슈퍼스타K 2 제작진도 축구보다는 야구로 가자고 생각했겠죠. 재밌게도 슈퍼스타K 2는 현재 Top4이 남았고 프로야구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남은 팀이 4명입니다. 더구나 지난 일요일에는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고요.

부산 갈매기 롯데, 하면 사직구장의 뜨거운 열기가 떠오르죠. 프로야구 팀들 가운데 열혈 팬들이 가장 많이 운집하는 곳이 바로 사직구장 아니던가요. 게다 프로야구 경기에서는 경기 시작 전 늘 애국가 제창 순서가 있습니다. K-리그에서는 성남을 제하곤 애국가 제창 순서가 없죠. 사라진 지 오래됐습니다.

야구장 슈퍼스타K 2 Top4이 애국가를 부르며 미션을 수행한다는 것. 여러모로 이야기가 되는 그림이 나옵니다. 축구팬으로서 저는 그저 부럽다, 만 연발하며 슈퍼스타K 2 4인방의 사직구장 방문 소식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4명이 부르는 애국가 하모니는 어떨까, 하는 마음에 관련 동영상이 뜨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각종 포탈싸이트에 관련 영상이 업데이트가 됐는데, 영상보다 기자들의 실시간 사진전송이 더 빨랐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터지고 말았죠. 기자들이 전송한 사진 중에 존박이 왼쪽 주머니 쪽에 손을 넣고 있던 장면이 보였거든요. 그리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애국가를 부른 존박의 자세에 대한 드립이 시작됐죠. 미국국적인 존박이 애국가 정신을 훼손했다며 네티즌들의 성토도 있었고요.

하여 현장에 있었던 사진기자들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궁금한 마음이 컸거든요. 그런데 그 장면을 주의깊게 본 기자들은 왼쪽 주머니에 뭔가를 잡고 있었다, 고 이야기를 했어요. 공통적으로요.

그 중에 한 기자분은 그걸 주의깊게 봤다고 합니다. 4인방 중 한 명이 뭔가를 오른손에 잡고 있었다가 왼쪽 호주머니에 넣었다가 그걸 다시 빼서 다른 멤버들에게 보여줬다가 다시 넣었다를 반복했다네요. 저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이고, 하는 생각에 사진을 찍었답니다.

일단 엠넷미디어에서는 논란이 커지자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애국가를 부른게 아니라 너무 긴장해 주머니 속 피치파이프를 잡고 있다 정신을 차리고 손을 빼고 애국가 제창에 집중하겠다는 해명 자료를 보내줬지요.


그 기자분의 사진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엠넷의 ‘물타기’정도로 봤는데요, 사진을 보니 정황 상 맞는 이야기 같습니다. 아마 금요일 생방송에 관련 장면과 존박의 인터뷰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존박이 너무 긴장해 주머니에 있던 피치파이브(아카펠라 등 여러 명이 모여 노래를 부를 때 음을 조율하기 위한 작은 피리모양의 도구)를 잡고 있었다고 엠넷 측은 밝혔는데요, 아무리 긴장해도 그렇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저는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시간을 잠깐 뒤로 돌려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작년 3월 8일 강릉종합경기장. 강원FC는 제주유나이티드와 역사적인 창단 첫 경기를 가졌습니다. 당시 관중은 2만 2000명 가까이 왔고요 티켓은 전량 매진이었습니다. 관중들로 가득 찬 경기장에서 울려퍼치는 함성 소리는 심장까지 울리게 만들더라고요. 스피커 음량을 크게 키워놓고 있으면 몸도 같이 울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잖아요. 그때가 딱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날 김영후 선수의 모습이 저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얼굴엔 핏기 하나 없는, 잔뜩 경직된 표정을 한 채로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에 대답도 없이 계속 왔다갔다 하더라고요. 화장실을 10번도 넘게 간 거 같아요. 대답이 없었던 건 후에 들어보니 옆에서 하는 이야기가 잘 들리지도 않았고 집중도 안돼 자신에게 말을 걸었는지조차 몰라서 그랬던 거라네요.

그날 결승골을 터뜨린 윤준하 선수도 프로 데뷔 첫경기였어요. 교체로 투입이 됐는데, 들어가는 순간 딱 공만 보였대요. 공을 제외한 나머지 풍경들은 모두 흑백처리가 됐다고. ㅎㅎ 강백호가 처음 경기에 투입됐을 때 공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은 다 검게 보이던 장면 기억하세요? 그때는 만화적 표현이라고 생각했는데 윤준하 선수도 만화 속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어쩔 줄 몰라하며 당황해하고 있었는데, 프로 짬이 가장 높은 주장 이을용 선수가 “정신차려!”하면서 소리를 지르셨대요. 그 순간 갑자기 시야가 확 넓어졌다고. 주장님 말씀대로 정신차리고 뛰었고 결승골도 그 덕분에 성공한 게 아닌가 싶어요.

경기장은 그 구조상 그라운드에 선수가 있게 되면 자신을 중심으로 둘러쌓인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그 좌석 하나하나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면요? 그 사람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다면요? 그 소리가 그대로 아래쪽에 있는 선수들에게 전달이 되는데 그때 받는 에너지와 열기는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느끼기 힘든 수준입니다.

2만명이 넘는 관중들이 다녀갔던 작년 강원FC 개막전 당시 저도 그라운드에 있었는데요, 그때 저도 정신줄 놓는다는게 이런거구나, 하며 넋을 놓고 관중들을 봤던 기억이 나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멍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선수들도 마찬가지였고요.

롯데와 두산과의 경기가 열렸던 지난 일요일. 사직구장에는 만원관중이 들어찼고 수용인원이 2만8,500명이라고 들었으니 거의 3만명에 가까운 관중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그런 수많은 사람 앞에서 서 본적이 없었던 존박의 긴장이 저는 십분 이해가 됩니다. 라이브로, 그것도 애국가를 불러야했는데 옆에 있는 사람 목소리도 잘 안들리는 그곳에서 실수 없이 화음을 맞춰야만 했으니. 압박이 꽤나 심했겠죠.

존박에게 애국가를 부르는 순간은 무척이나 특별했을 거예요. 어머니의 나라에서, 자신이 모국어로 -존은 아메리칸 아이돌 출연 당시 영어는 제2외국어라고 했답니다- 생중계로 애국가를 부르다니요.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을테고, 그래서 더 부담감도 컸을 겁니다.

그러다보니 화음을 잘 맞춰야한다는 생각에 빠졌고 버릇처럼 자신도 모르고 주머니 속 피치파이프를 잡았던 것이고 허각이 애국가 첫 소절을 부르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정자세로 애국가를 부르게 된 거죠.


선수들도 경기를 앞두고 긴장을 하면 자주 나오는 습관, 버릇들이 자연스레 나오게 되요. 예를 들어 오른쪽 축구화 끈을 먼저 묶고 나온다거나 이승렬 선수처럼 그라운드에 한자로 자신의 이름 ‘승’을 손가락으로 쓴다거나하는 식으로요.

아무래도 만원관중이 주는 그 거센 기운에 눌려, 그로 인한 긴장 때문에 으레 나오던 습관이 튀어나온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그를 너무 몰아세울 수 없지 않겠어요. 일단 존박은 미디어와 격리된 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가 중이고 이와 관련된 사과를 어떤 경로를 통해서 과연 할 수 있을까요. 엠넷 제작진과 슈퍼스타K2 프로그램이 전부일 것입니다, 따라서 금요일 생방송 무대 도중 영상을 통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금요일 방송 전에 엠넷이 존박 논란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한 것은 이것이 애국심 문제로까지 뜨겁게 퍼지고 있어 나선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만원관중들로 가득찬 경기장에서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저는 왜 존박이 그런 실수를 하고 말았는가,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물론 비록 실수일지리도 일단 애국가를 부르는 중요한 순간에 더 집중하지 못했던 것을 본다면 존박도 어느정도 잘못이 있지만요. 하지만 진심으로 사과하고 뉘우친다면, 그 진심이 우리에게도 느껴진다면, 그때는 알겠다며 용서해줘야하지 않겠어요.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