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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새벽부터 제가 살고 있는 서울에는 눈이 정말 정신없이 내렸습니다.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실로 오랜만에 또 제대로 눈보라를 보게 됐죠. 그런데 저는 그 눈보라를 뚫고 그곳에 갔답니다. 어디냐고요?


바로 ‘헌혈의 집’입니다.


지난 밤 전국적으로 혈액이 부족해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이 중단된다는 뉴스를 봤거든요. 수혈용인 적혈구 농축액은 2.1일분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A형과 O형 혈액형이 0.6일치 밖에 남지 않았다는 심각한 소식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마침 제 혈액형이 O형이더군요. 집에 앉아 뉴스를 보며 “큰일났군”이라 말하며 혀를 끌끌 차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헌혈의 집으로 달려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잠이 들었지요.


물론 고민은 있었습니다. ‘날씨도 춥고 바람도 세고… 꼭 오늘가야만 하나?’라는 생각에 한참동안 망설였죠. 하지만 ‘피가 모자라’ 수술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뉴스를 다시 한 번 떠올리며 집을 나섰습니다.


올해 제가 세운 여러 가지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실천하는 지식인 되기’입니다. 비록 아직 지식인이 되기엔 멀었으나 일단 차근차근 실천부터 하자는 생각에 퍼뜩 헌혈의 집까지 한걸음에 뛰어갔죠.




이렇게 하여 헌혈을 하게 됐습니다. 태어나서 2번째로 하는 헌혈이었지요. 2002년 5월 4일에 했던 헌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니 정말 오랜만에 한 거네요. 넷째 손가락에서 채혈을 한 뒤 혈액형 검사와 철분 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O형 정상 판정을 받았습니다.


여성들의 경우 철분 수치가 낮아서 헌혈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네요. 저는 13이 나왔는데 그 정도면 아주 건강한 최고 수치라고 합니다. 사실 몸이 건강하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던지라 그간 영양소를 고려하며 식사를 하곤 했는데 역시 보람이 있더군요. 


그리고 수술용 혈액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해 320cc 전혈을 하기로 했습니다. 피를 뽑는 동안 궁금한 게 많았던 저는 계속 간호사 언니를 괴롭혔지요. 그래도 싫은 기색 없이 열심히 대답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이렇게 하여 저의 헌혈의 집 원정기는 끝이 났습니다. 제 몸을 빠져나온 피는 무척이나 따뜻했답니다. 부디 그 피가 힘든 사람들을 위해 좋은 곳에서 잘 쓰여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헌혈의 집을 나서며 “2달 후에 또 올게요!”라고 약속했는데요, 앞으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건강하게 생활하려고 합니다.


참, 헌혈과 관련된 루머가 정말 많더군요. 일단 피를 뽑는 주사 바늘은 1회용입니다. 재활용은 절대 하지 않으니 세균 감염이나 에이즈와 관련된 걱정은 부디 내려 놓으세요. 그리고 제 주위 친구들 중에는 주사 공포 때문에 못하겠다고 하는데요, 솔직히 주사 맞는 것보단 훨씬~ 안 아프답니다.


잊지 말아요. 살짝 따끔한 찰나를 참을 수 있다면 당신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환자에게 있어 귀중한 생명의 은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헌혈을 통해 사랑을 실천해보아요! ^^

추신) 이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준 플라잉 뭉치님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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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지난 해 겨울 구세군 냄비 모금이 처음으로 목표액에 이르지 못했다는 뉴스를 기억하시나요? 


구세군 자선냄비가 한국에 들어온 시기는 1928년이라고 합니다. 그 이후로 우리는 80여 년간 매년 12월이면 딸랑딸랑하는 종소리와 함께 빛나던 빨간 자선냄비를 보게 됐지요. 그것은 해마다 12월이면 늘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 중 하나입니다.



올해 구세군이 세운 자선냄비 목표 모금액은 31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모금 마감일이던 24일까지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는군요. 특히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집계한 모금액은 그 절반을 조금 넘는 16억 5천만 원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구세군이 약속된 날짜까지 목표액에 이루지 못해 모금기간을 연장한 적은 무척 이례적인 일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이십 몇 년간 살아왔던 저로선, 단 한 번도 듣지 못한 소식이었죠. 그러나 다행히도 모금 실적이 저조해 연장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모금액이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25일까지 모인 금액은 약 31억 2백만 원 정도 되었죠.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아쉬운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모금액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몇몇 지인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거든요. 냄비에 넣는 모금액에는 소득공제 혜택이 없다. 그것이 그들이 기부하지 않는 이유였죠. 오히려 다른 단체에 계좌이체로 기부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나요. 그러고 보니 12월 초, 제가 후원하고 있는 세 단체에서 소득공제 영수증이 왔던 게 기억납니다. 요즘은 기부를 해도 그렇게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네요.


어쨌거나 소득공제 혜택도 없는데 왜 내냐는 말을 들었을 때 그것이 요즘 세태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습니다. 또 한편으론 너무 성급한 결론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요. 그런데 얼마 전 일이 문득 떠오르더군요.  

그날 잠실역내에는 인근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모처럼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혹은 친구들과의 약속 때문에 오고 가는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그들의 발걸음은 경쾌했지만 바빴고 그 때문에 자선냄비 앞을 무심히 지나치게 만들었죠.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조심스레 다가가 모금을 한 뒤 시민들의 반응 때문에 속상하지 않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구세군 자선냄비 앞에 서 계시던 그 분께서는 웃으면서 제게 말했지요.


“사랑하는 마음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전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만 있다면 그걸로 괜찮습니다. 서운한 생각보단 마음은 있어도 형편이 안돼서 못 내시는 분도 계시고 그 때문에 미안한 마음을 담고 가시는 분들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내지 않는다고 서운한 마음을 품고 있기 보단 여럿이 나누는 그 마음이 널리 퍼져, 언젠가는 함께 도울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만 갖습니다. 그리고 믿습니다.”


구세군에 따르면 올해 모금액은 결국 지난해보다 2천만 원 정도 늘어났다고 하네요. 그리고 태안 기름유출 피해지역 복구를 위한 추가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31일까지 서울 일부지역에서 모금활동을 더 하겠다고 합니다.


12월 한 달 동안 구세군 자선냄비 앞에서 종을 흔들며 자원봉사 하셨던 분들, 그리고 주머니 푼돈을 꺼내 이웃사랑에 동참하셨던 시민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이 있기에 올 12월은 더욱 따뜻했던게 아닌지요. 다시 한 번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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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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