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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1년 K리그 신인 선수 선발 드래프트가 열렸습니다. 지난해 기도에 목숨을 걸자던 최순호 감독님 문자가 생각나 혼자 웃으며 호텔까지 갔지요.

그런데 이런게 바로 ‘뽑기운’이라고 해야겠죠? 1순위에서 3번째로 뽑는 순서가 적힌 구슬을 잡았는데, 글쎄 그게 1번이지 않겠어요. 1순위 중의 1순위를 강원FC가 뽑을 수 있었답니다. 지난해는 제주가 1순위 중 가장 먼저 지명권을 얻었는데요, 1번이 나오자마자 제주 테이블에서 질렀던 환호성을... 여전히 잊을 수 없습니다. 어찌나 부러웠던지요.

어쨌거나 다들 전체 1순위가 누가 될지 궁금했는데요, 강원FC는 관동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오규를 뽑았습니다.

김오규는 성덕초-강릉중-강릉농고-관동대를 거친 강원도 토박이로 지난해 춘계 1.2학년 축구대회에서 관동대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했고 올해 열린 강원도협회장기대학축구대회에서도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지난 7월에는 2012 런던올림픽을 준비 중인 홍명보호의 부름을 받은 차세대 수비 유망주입니다.


강원FC는 1순위 지명이 끝나자마자 김오규에게 준비한 강원FC 유니폼을 입혔고요 머플러도 둘렀지요. 그리고 대기하고 나서 15개 구단의 1순위 지명이 끝난 후 간략하게 강원FC 대표이사, 최순호 감독님과 함께 포토타임을 가졌습니다. 그 전에 저는 김오규에 다가가 사진촬영 잘하고 있다 기자들이 질문 던지면 입단소감 어떻게 말할지 잘생각하라고 당부했죠. 그때 오규의 표정은... 아니 이 여자는 또 누구인가. 그리고 이 수많은 기자들은 다 무엇인가... 딱 그거였어요. 정신없고 혼란스럽고 어리버리한 표정이란... ^^

번외지명까지 끝나고 드디어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고교시절 공격수에서 중앙수비수로 전업한 김오규는 “쉽지는 않겠지만 열심히만 한다면 충분히 K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내년 강원FC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지능형 수비수가 되겠다. 강원도를 빛내는 별이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강릉에서 축구를 했기에 강원FC에 입단하고 싶은 마음이 무척이나 남달랐다”고 운을 뗀 김오규는 “그렇지만 전체 1순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드래프트 현장에서 자신을 향한 뜨거운 관심에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원래 태어난 곳도 강릉”이라며 “이렇게 많은 기자들을 만난 게 처음이라 동해에서 태어났다고 말하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유아기를 동해에서 보냈을 뿐인데 정정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신인’다운 걱정스런 표정을 지어 좌중을 웃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키는 183cm지만 몸무게는 70kg밖에 되지 않아 중앙수비수치고는 다소 외소합니다. 유니폼 사이즈가 L였는데... 쫄티처럼 붙긴 했지만 맞더라고요. 보통 그 정도 키를 가진 선수들은 입을 업두도 내지 못할 사이즈인데.

앞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서 몸을 더 키울 거라고 하는데, 건장한 수비수는 아니지만 조용형 선수를 롤모델로 삼아 성장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듣고 있던 연합뉴스 기자가 “조용형도 아직 성장 중인 선수 아닌가요?”했더니 다시 또 급정색, 급당황하며 빨개진 얼굴을 한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강원FC가 하위권이지만... 그래서 성적을 올리는게 어렵겠지만... 제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며 산으로 가는 발언 때문에 듣고 있던 기자들과 저는 거의 뒤로 넘어가며 웃었습니다.

너무나 신인스러웠던, 그 순박했던 모습에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고향팀에서 뛰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강원을 빛내는 별이 되고 싶다는 말은 참으로 멋졌습니다.

최근 들어 전체 1순위가 K리그에서 주목을 받은 적은 별로 없죠. 김오규가 최근 생긴 그 징크스를 깨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고요... 김영후에 이어 또다시 강원FC에 신인왕을 안겨주는 선수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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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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