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시아쿼터제를 활용해 영입한 재일교포 3세 수비수 오까야마. 1997년 J1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후 2008년까지 리그통산 268경기에 출장한 관록있는 수비수입니다.

지금까지 거쳐간 클럽들로는 요코하마 마리노스(1997년~2000년) 세레소 오사카(2001년) 가와사키 프론탈레(2002년~2004년) 아비스파 후쿠오카(2005년) 가시와 레이솔(2006년) 베갈타 센다이(2007년~2008년)가 있는데요 클럽 네임만 봐도 J리그에서 보여줬을 그의 활약상이 절로 그려집니다.

제가 오까야마를 기억하는 건, 작년 10월 강원의 포항 원정경기에서였습니다. 그때 강원FC에는 마사라는 J리거가 있었는데요, 오까야마가 경기 시작 전 잔디를 밟으러 나왔을 때 마사랑 굉장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는 블로그글을 읽으면서부터였습니다. 하프라인을 넘어 자기가 있는 곳으로 와달라고 외쳤는데, 그게 효력을 발휘했는지 실제로 마사가 자기가 있는 곳으로 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그 이후 오까야마를 향한 관심은 사라졌죠.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포항 서포터들이 있는 N석으로 달려가 확성기를 잡고 같이 응원을 했다는 뉴스를 읽고 나서 K리그에 재밌는 선수가 등장했구나, 하며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역시 포항에는 큰 관심이 없던 저로서는 다시 잊고 말았죠.

그리고 다시 1년 뒤 오까야마를 다시 만났습니다. 이번에는 강원FC 홈경기장에서였는데요. 이날은 강원의 마지막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라 공군의장대 특별공연이 열렸습니다.

근엄하죠?

2DT 안무도 멋지게!

이렇게 댄스를 추는데... 갑자기 관중들이 웃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오른쪽 끝에 보이시나요? 바로 이 분 때문이었어요. ㅎ 그런데... 누구죠? 동네 아저씨일까요?

포항의 재일교포3세 수비수 오까야마였습니다.

다 추고 이제 가야지, 하는 오까야마.

포항서포터들을 향해 만세도 외쳐주고. ^^

다른 동료선수들에게 묻습니다. 나 잘췄어? 라고.


진짜 의장대 공연할 때 관중들이 엄청나게 큰 소리로 웃어대는데... 저는 왜 웃나했습니다. 그런데 오까야마의 댄스를 보는 순간... 저도 웃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오까야마의 그 모습이 더 대단하게 보였던 건... 춤을 췄던 그 장소가 홈이 아닌 원정이었다는 사실이죠. 보통 선수들은 홈팬들을 위한 팬서비스만 생각하는데... 그날 경기장에 있던 사람들은 오까야마에게는 원정팀 팬들이었는데, 그래도 너른 의미에서는 축구를 사랑하는 K리그 팬이었으니, 그는 그 생각만 하며 춤을 췄던 것 같습니다.

사실 팬서비스... 열심히 뛰고 사인 잘하는게 전부 아니냐고 생각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오까야마가 2시즌동안 보여준 모습은 팬서비스의 본질을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답니다. 그를 보며 모름지기 팬서비스란 팬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오까야마의 진심이 전해졌는지 강원FC 팬들은 상대팀 선수였던 오까야마에게 즐거웠다고 뜨거운 박수를 보내줬답니다. 저도 춤을 추고 락커에 들어가는 오까야마에게 인사를 했는데요, 굉장히 행복해하는 얼굴을 하고선, 주름이 잔뜩 질 때까지 웃으면서 들어가더라고요.

이승철씨는 그런 사람 없습니다, 라고 노래불렀는데, 같은 화법으로 저는 그런 선수 없습니다, 라고 노래부르고픈 오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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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라이언킹과 괴물이 만난다!

강원FC는 11일 오후 2시 춘천종합운동장에서 전북현대와 2009 K-리그 27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전북에게 이번 강원전은 정규리그 1위와 2위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혈전이 될 듯 싶다. 강원과 비기기만해도 FC서울을 제치고 1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승점 1점을 앞선 서울이 이번 주말 경기를 쉬기 때문에 무승부만 기록해도 득실차에서 1골 앞서며 정규리그 1위 탈환에 성공하게 된다. 지난 5월 17일 이후 꼭 4달 만에 영광의 왕좌에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1위에 오르는 길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우선 전북은 지난 수요일 수원에서 FA컵 4강전을 치른 후 전주로 이동한 뒤 강원FC과 정규리그 경기를 치르기 위해 춘천으로 이동하는 바쁜 일정을 보내야만 했다. 안타까운 사실은 그 와중에 0-3으로 완패하며 팀 내 사기가 바닥을 쳤다는 사실에 있다.

그런 전북과 달리 강원은 지난 주말 성남과 경기를 치른 후 일주일 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황.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확실한 압박축구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되새기고 있는 중이다.

전북의 난관은 또 있다. 최강희 감독과 이흥실 수석코치가 출장 정지 징계로 벤치에 앉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과 이흥실 수석코치는 지난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강력히 항의하다 퇴장당해 이번 강원전 벤치에 앉을 수 없게 됐다. 최인영 GK 코치와 신홍기 코치만이 벤치를 지킬 예정이다.

강원FC는 지난 6월 27일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무려 5골을 터뜨리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이며 5-2 대승을 거둔바 있다. 당시 강원FC는 압박, 패스, 템포, 집중력 등 모든 부분에서 전북을 능가하며 축구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한 바 있다.

강원FC와 전북현대와의 경기는 득점왕 선두 이동국(17골)과 공격포인트 부분 선두 김영후(20포인트/13골 7도움)의 킬러들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벌써부터 김영후는 “K-리그에서 가장 존경하는 선수인 이동국과 홈에서 만나게 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전북의 선두탈환이냐, 4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고춧가루 부대로 등장할 강원의 부활이냐. 모두의 눈은 춘천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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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6경기 연속 무패에 시름하던 광주상무가 강원FC를 만났습니다. 사실 시작 전만해도 홈관중의 어마어마한 응원과 열기를 등에 업은 강원의 승리로 점쳤었죠. 광주는 7연패라는 부끄러운 기록 앞에 무릎 꿇은 것이라 여겼습니다. 경기 전날 광주 선수들을 우연찮게 만났는데, 정말 강원을 꼭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더군요. 그래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무시무시한 군인 특유의 정신력이 살짝 무섭기도 했고요.

그리고 역시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군요. 광주는 1-2로 지고 있던 후반 말미까지 공격의 끈을 놓치지 않았고 패배하지 않겠다는 정신력으로 뛰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마법같은 힘을 발휘했고, 광주의 소중한 골로 이어져 결국 후반 42분 광주는 2-2까지 따라 붙었죠. 강원FC 역시 마지막까지 공격의 공격을 계속하였지만 무엇보다 주전 골리 유현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손실이 컸던 것 같습니다. 강원에게는 아쉬운 무승부였지만 광주에게는 군인정신으로 얻은, 승리와 다를 바 없는 소중했던 무승부였던 그날의 경기. 그 생생한 현장을 한번 보시죠.

경기 시작 전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강원FC 선수들.

오원종의 선제골이 터지고. 도움을 준 이창훈에게 달려가 안기는 오원종.

표정 참 애틋하죠? ^^

그때 라피치가 갑자기 나타나 아이 얼르듯 오원종을 들어 올렸습니다. ㅎ

권순형이 잘했다며 아이 어르듯 얼굴을 만져주고 있네요. ㅋ

광주의 김명중은 긴장이 컸는지 PK를 멀리 하늘로 보내버리고.

하지만 후반 2분 최재수의 동점골이 터지자 살았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보입니다.

괴물 김영후는 만회하겠다며 열심히 뛰어다녔고.

결국엔 이을용의 명품크로스에 힘입어 역전골을 터뜨립니다.

이번에도 가장 먼저 달려가 축하해주는 이창훈. ^^

하지만 광주의 군인정신은 강했습니다. 후반 42분. 그러니까 종료 5분에...

강진규의 중거리슛이 터지며 동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좋아죽는 강진규(우)와 광주의 첫번째골을 기록했던 최재수(좌)의 표정 좀 보세요.

강원 선수들의 공격은 계속됐습니다. 역전 그 하나만을 생각하면서 말이죠.

안성남 선수의 회심의 슛은 광주 골리 김용대에게 막히고...

강원의 큰형님 이을용도 열심히 뛰었지만 더이상 골은 터지지 않고 2-2로 경기는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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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강원FC와 전북현대와의 리그 13라운드가 열린 토요일 저녁. 경기 시작 전 기자들은 모두 전북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지난 11라운드 울산과의 경기에서 4-3승, 성남과의 12라운드에서 4-1승을 거푸 거두며, 그것도 2경기 연속 4골이라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인 강원이지만 그래도 전북에게는 어렵지 않겠냐가 중론이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전북이다, 가 이유였습니다. 부활한 킬러 이동국을 축으로 최태욱과 루이스가 보여주는 빠른 돌파에 이은 정확한 슈팅력은 가히 일품이었으며 중원에는 킬패스와 프리킥의 달인 에닝요와 가끔씩 보여주는 위협적인 중거리슛이 인상적인 하대성이 있으니까요.


경기 하루 전 강원 주무에게 선수들 컨디션을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언제나처럼 좋다는 대답이 들여왔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 이어진 대답은... "그런데 전북 선수들 컨디션이 더 좋아보여요." 아무래도 5시간이 걸리는 원정은 강원 선수들에게 부담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자들의 생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죠. 솔직히 울산이나 성남은 예전만 못한 팀이 아니겠냐. 감독이 교체되며 팀이 리빌딩되는 시점이라 올 시즌 두 팀의 성적과 경기력은 과거 명성만 못한게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런 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는 예견됐던게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래저래 강원에게 전북은 어려운 상대였고 엔트리 명단이 나오자 모 기자는 명단 속 이름을 찬찬히 살핀 뒤 이렇게 말했답니다. "강원 주전들 중에서 전북가서 선발로 뛸 수 있을만한 선수는 한 명도 없겠구만. 오늘 경기는 3-1 전북의 승리다." 그 자리에 있던 대부분의 기자들의 생각이 그러했듯, 강원에게 전북은 어려운 상대였고 쉽게 넘기 힘든 상대였던 것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고비만 잘 넘어간다면 진정 K-리그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였기에 강원 선수들은 초반부터 거세게 전북의 골문을 향해 달려가더군요.

시작은 이을용의 발끝에서 시작됐습니다. 전반 4분 전북 수비 뒷공간을 노린 이을용의 롱패스. 그리고 아크 정면에서 그 공을 받은 오원종은 침착하게 오른발로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그뒤 전북의 이동국와 최태욱, 루이스와 에닝요는 번갈아가며 시종일관 강원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한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컸던 까닭인지 너무 힘이 들어간 모양새였습니다. 공은 계속해서 떴고 크로스바 위를 훌쩍 넘기기 일쑤였죠. 전반 41분 괴물 공격수 김영후의 2번째 골이 터지며 전반을 마감했습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하대성의 만회골이 터졌고 이어 후반 18분 오른쪽 윙어로 교체출전한 서정진의 도움으로 정훈이 동점골을 터뜨렸습니다. 이대로 전북의 기세로 경기가 지배되는가 싶었으나 후반 25분 박종진의 투입이후 강원은 중원에서 볼을 점유하며 공격 에어리어를 넓히기 시작했고 공격의 속도 역시 경기 초반 당시처럼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후반 26분 영혼의 파트너 김영후와 윤준하의 작품이 나왔습니다. 아크 정면에서 볼을 받은 윤준하는 욕심 대신 실리를 택했고 김영후에게 내준 볼은 그대로 전북의 골망을 출렁였습니다. 그후 4분 뒤 오른쪽 측면에서 전북 수비수의 태클을 완벽하게 피한 박종진은 빠른 돌파 후 골 에어리어 안에 있던 윤준하에게 올렸고 윤준하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경기는 순십간에 4-2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대로 끝났을까요? 후반 30분 4-2로 리그하고 있는 상황에 많은 팀들은 수비지향적 전술을 쓰기 쉽습니다. 2골이나 앞서기 때문에 골문을 잘 지키기만 한다면 쉽게 승리로 경기를 마감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강원은 달랐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은 공격앞으로를 외쳤고 후반 43분 박종진의 택배크로스는 이창훈의 머리를 향해 그대로 정확하게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골!

5-2 완벽한 강원의 승리였고, 토요일밤 전주성은 화끈한 공격축구로 달아올랐습니다. 경기 종료 후 최순호 감독님께 "판타스틱한 밤이지 않냐"고 웃으면서 인삿말을 건네자 감독님은 "강릉 홈이 아니기 때문에 아쉽다"는 대답을 들려주셨습니다. 다소 흥분할 법도 한 상황에서 홈경기장을 찾아와주는 강원도민들을 먼저 생각한 그 마음에 저는 또 한번 놀랐고 또 감동받았죠. 게다 먼 곳까지 오느라 고생했다며 제 어깨를 토닥토닥해주시기까지.

고마운 마음에 저는 아름답고 또 감동적인 경기를 보여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끝인사를 드린 뒤 집으로 총총 달려왔습니다. 경기 시작 전 전북의 승리를 점쳤던 기자들은 K-리그 다른 구단들도 강원FC의 경기를 보고 배우며 또 반성해야한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여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대박 경기를 중계하지 않은 방송사들은 안타까워해야한다고 말했고요.

이날의 경기는 기록 대신 기억으로만 남게 됐지만, 이날의 경기를 본 사람으로서 전 참으로 복 받은 K-리그 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K-리그 경기가 재미없다고 했을까요. 그런 사람이 있다면 강원FC 경기를 보라는 말을 들려주고 싶군요. ^^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에서 전반 초반 첫 골을 성공시킨 강원 FC 오원종이 이성민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에서 전반 초반 첫 골을 성공시킨 강원FC 오원종이 골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 전반,강원 FC 김영후(왼쪽)가 이날 팀의 두번째 골이자, 자신의 첫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김영후는 두 골을 기록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에서 강원 김영후가 환호하고 있다.

전북의 첫번째 골을 성공시킨 하대성이 이동국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전북의 동점골을 성공시킨 정훈이 동료들에게 축하인사를 받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에서 강원 FC 윤준하(왼쪽)와 전북 현대 정훈이 치열한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에서 후반 강원 FC 5-2 승리의 네번째 골을 성공시킨 강원 윤준하가 환호하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에서 후반 강원 FC 5-2 승리의 네번째 골을 성공시킨 강원 윤준하가 관중석을 향해 골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골이 터지지 않자 유니폼으로 얼굴을 감싼 채 좌절하던 이동국.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에서 후반 강원 FC 5-2 승리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킨 강원 김영후(가운데)가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 후반, 골 기회를 놓친 전북 이동국(왼쪽)이 유니폼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오른쪽은 강원 김영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에서 후반 강원 FC 5-2 승리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킨 강원 김영후(가운데)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에서 후반 강원 FC 5-2 승리의 다섯번째 골을 성공시킨 강원 이창훈이 환호하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전북 현대와 강원 FC 경기에서 후반 강원 FC 5-2 승리의 다섯번째 골을 성공시킨 강원 이창훈(가운데)이 김영후(오른쪽)의 축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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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달력을 보다 우연히 알게된 사실. 오늘 3월 18일은 올 시즌 고려대를 졸업하고 강원FC에 입단한 신인 미드필더 황대균 선수의 생일이더군요. 축구선수들의 경우 아주 어릴 때부터 팀 훈련 때문에 합숙소 생활을 하며 살고, 그런 상황 속에서 생일을 제대로 챙기며 지내기란 어렵습니다. 그냥 묻히거나 또는 잊거나. 언제나 그렇게 생일을 보내곤 하죠.

그리하여 저와 선수들은 점심시간에 깜짝 이벤트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름 하여 서프라이즈 생일파티였습니다. ^^


숙소 근처 빵집에서 예쁜 하트 케이크를 산 뒤 방에서 쉬고 있던 황대균 선수에게 달려갔습니다. 중간에 성냥을 깜빡한 대실수도 있었지만 마사히로 선수가 라이터를 갖고 구세주처럼 등장했고, 그 라이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땐 김근배 선수가 고치는 능력을 발휘했죠. ^^ 팀에 합류한지 이제 석달 남짓한 시간. 짧은 시간 탓에 아직은 조금 어색한 사이이지만 그래도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답니다.



방문 앞에서 몰래 촛불에 불을 붙인 선수들. ^^



조심스레 주춤주춤 촛불 붙인 케이크를 들고 갔으나 옷을 벗고 있어 들어가는데 실패. ㅋ



오늘 생일의 주인공 황대균 선수. ^^
케이크 들고 있는 사람은 2경기 연속 결승골의 주인공 윤준하 선수. ^^



시끄럽게 떠들며 케이크를 자르고 있는 황대균 선수 이하 강원FC 선수들입니다. ^^



옆에 있던 마사히로 선수에게 케이크를 떠먹여주는
골키퍼 김근배 선수의 모습도 살짝 보이네요. ^^


케이크에 정신이 팔린 선수들의 모습입니다. ^^

우리가 언제까지 강원도에서 강원FC라는 이름 아래 함께 지낼 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이 선수들이 후에 강원FC를 떠나게 되더라도 오늘, 함께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며 축하해줬던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사실입니다. 황대균 선수, 다시 한번 생일 축하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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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민 구단 중 창단 시즌 첫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둔 유일무이한 구단인 강원FC가 2라운드 FC서울전에서 2-1를 기록하며 쾌속의 2연승을 달리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번 주 K-리그 베스트팀으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승점 6점을 기록하며 전북(4점)에 2점 앞서며 리그 1위팀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강원발 돌풍, 정말 대단하지요?

토요일 경기를 마친 후 짧은 하루 휴가를 누린 강원FC 선수단은 다시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훈련 마지막은 대망의 농구게임으로 장식하더군요. 한데 재미있는 사실은 축구공으로 농구를 했다는 사실입니다. 축구선수가 농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는데, 그 공이 축구공이라는 사실이 더 재밌었습니다.


강원FC 선수들의 농구 실력, 어디 한번 보실까요? ^^


농구하다 하하웃으며 배꼽 잡는 선수들의 모습이 보기 좋네요. ^^


속공에 리바운드, 그리고 3점슛까지. 정말 놀랐답니다. ^^


리바운드하기 위해 3명의 선수가 달려드는 모습!
처음과 마지막에는 최진철 코치와 이을용 선수가 깜짝 등장합니다. ^^


누가 선수 아니랄까봐 공을 향한 저 뜨거운 집착!! ^^


자세히 보다보면 농구를 꼭 핸드볼처럼 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ㅋ


강원FC 선수들과 함께 한 즐거운 농구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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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강원FC는 3월 14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원정경기에서 전반 10분 김진일의 헤딩 선제골과 후반 42분 윤준하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강원FC는 지난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시즌 홈 개막전에서 1-0로 이긴데 이어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FC서울까지 잡아 순풍에 돛단 듯 2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손에 쥐으며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FC서울과의 첫 원정경기에 선발출장한 베스트 11

전반 10분 강용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선제골을 터뜨린 김진일.

나야 나, 김진일. 내가 넣었다고. ^^

형, 나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요!

귀순용사 을용이 형의 축하를 받는 선제골의 주인공 김진일.

후반 42분 역전골을 터뜨린 히어로 윤준하.

준하야, 경호형이다! 같이 뛰자. 혼자 먼저 가지말라고~~~

내래 뭐라 했습니까? 마카 다 이긴다고 하지 않았더래요?



윤준하의 결승골이 터진 순간!


멀리 강원도에서 서울까지 원정응원을 온 강원FC 서포터스. 규모가 대단했다.


강원FC가 FC서울에 2-1로 이기다!

 
서포터스가 있는 쪽으로 달려가 함께 기쁨 나누는 강원FC 선수들.

 
고개 숙인 채 들어가는 FC서울 선수들.


인터뷰 하는 내내 싱글벙글인 결승골의 주인공 윤준하.


트로피 들고 포즈도 취해보고


이렇게 많은 기자들 사이에 껴서 인터뷰도 하게 되고.


결승골을 도운 마사히로 역시 인터뷰를 안할 수가 없었다.


DMB에 나오는 강원 뉴스를 보고 있는 귀여운 강원 선수들. ㅋ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과 같이 저녁을 먹게 됐습니다. 저녁 식사 후 마침 DMB에서 강원FC 역전승 소식 뉴스가 나왔지요. 강원도 돌풍이라는 헤드와 함께. 뉴스에 나와요, 라는 말 한마디에 갑자기 선수들이 제가 있던 자리 쪽으로 몰려와 그 조그만 핸드폰 창을 통해 뉴스를 지켜보는 진풍경을 연출했답니다.

김봉겸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가는 장면에서는 저걸 못넣냐는 핀잔도 있었고, 강용 선수의 도움과 김진일 선수의 선제골이 터진 장면에서는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는 용이의 크로스라며 정경호 선수는 놀렸지요.


그리고 저와 지인들은 윤준하 선수에게 골 세레모니 연습이라도 했냐면서 농담을 던졌고요. 모두가 이겼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답니다. 역시나, 이긴다는 것은 그것도 땀 흘린 만큼 얻은 결과과 승리라는 사실은, 정말 이루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 좋고 또 기분 좋은 그런 일이네요. ^^ 오랜만에 신나고 즐거운 축구를 보여준 강원FC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짧은 휴가 다들 푹 쉬고 강릉으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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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3월 8일 강릉종합운동장. 4-2-3-1 포메이션을 구사한 강원FC는 김영후를 원톱으로 내세우며 제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에서 18경기 30득점이라는 경이로운 득점기록을 세우며 '괴물 공격수'로 불린 김영후의 프로데뷔전이었다. 페널리박스 안에서 보여주는 침착함과 정확함, 그리고 파워 넘치는 슈팅력과 순간판단력까지.

우리나라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잇는 대표 공격수 출신의 최순호 감독은 "공격수로서의 자질만큼은 최고다"며 "올시즌 강원FC에서 주목할 선수는 단연 김영후"라고 말했다.


감독의 찬사와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김영후였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고 K리그 데뷔전이었던 만큼 긴장도 적잖았으리라. 그래서였을까. 몸은 생각보다 무거워보였다. 문전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불필요한 움직임이 너무 많았다. 슈팅 시에는 힘이 너무 들어간 까닭인지 골대 위로, 허공 속을 가르길 바빴다.

전반 28분 강원FC의 역사적인 첫 골이자 대망의 결승골이 터졌다. 프로 4순위로 강원FC에 입단한 신예 윤준하의 발끝에서 터졌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선수가 프로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 분명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사건'이다. 한데 윤준하의 골은 더 나아가 강원FC의 창단 첫 경기 첫 골이었기에 더욱 깊은 의미가 깊은 골이었음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 골 뒤에는 김영후의 도움을 잊지 말아야하겠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윤준하의 움직임을 읽은 김영후의 판단력과 볼을 건네주기 전까지의 돌파력과 스피드는 단연 일품이었다. 당시 난 축구관계자들과 강원FC 첫 골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로 내기를 걸었는데, 윤준하의 득점으로 1만원을 잃고 말았다. 그때 첫 골의 주인공으로 지목한 사람은 바로 김영후였다.

후에 농담삼아 영후 선수가 골을 못 넣어서 1만원 잃었어요, 라고 말하자 "도움했잖아요. 그럼 5000원은 가져가도 되지 않나요?"라고 말하는 여유를 보여줬으나, 얼굴 한쪽을 덮고 있던 아쉬움은 채 감춰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순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개막전 4일 전 고생했던 김영후의 모습이 떠올랐던 까닭이다.

시계바늘을 뒤로 돌려 개막전이 열리기 4일 전. 오후 훈련을 마치고 저녁식사까지 끝낸 김영후는 짐 꾸러미를 들고 7층 숙소 엘레베이터 앞에 나타났다. 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K리그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고자 서울에 가야했기 때문이다. 각 팀별로 감독과 대표 선수 1명이 가야했는데 강원FC 대표선수로는 김영후가 뽑혔다. 주장 이을용과 프랜차이즈 스타 정경호는 훈련 중 경미한 부상을 입어 일단 개막전까지 재활에만 집중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감독님도, 이을용도 앞으로 인터뷰 할 기회가 많을텐데, 빨리 적응해야한다며 모두 김영후를 추천했다.

그렇게 하여 저녁 7시 반 김영후와 함께 강릉에서 서울로 출발했다. 차도 면허도 없는 나는 김영후의 차에 동승했다. 그리고 김영후는 꼬박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운전을 해야만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리긴 했지만 커피 한잔 뽑고 바로 탔으니 쉬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렇게 운전하느라 지치고 피곤했을 법도 한데, 김영후는 친히 우리집 근처까지 바래다준다음 자신의 스위트홈으로 돌아갔다. 운전만 4시간 넘게 한 김영후씨였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홍제역에서 만나 기자회견이 열리는 그랜드힐튼호텔로 이동했다. 오늘 기자회경장에서 행여나 말실수라도 할까봐 김영후는 새벽 2시에 겨우 잠이 들었단다. 그리고 나와의 약속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6시에 일어났단다. 눈밑에서는 다크써클이 내려앉아 있고. 급하게 차 안에서 정장 마이를 갈아입은 다음 함께 호텔 내부로 들어갔다. 감독님은 벌써 도착했다는 이야기에 초긴장하며.

박항서 감독님, 최강희 감독님과 담소 중이시길래 가볍게 인사만 한뒤 2층 회견장으로 이동했다. 김형범과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길래 자리를 피해줬는데 잠시 후 돌아왔더니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최효진에게 김영후를 못봤냐고 묻자 자기 선수를 왜 나한테서 찾아, 하면서 웃는다. 흐음. 어디간거지. 열심히 홀을 돌아다니다 회견장 한쪽 구석 화분 옆에 조용히 서있는 김영후의 모습이 보였다. 아는 사람도, 이야기 나눌 사람도 없어 그냥 서있었단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구석에 서있다니. ㅠㅠ

그런데 멀리 신태용 감독님이 보이길래 잠깐 인사하러 오겠다고 하니 김영후는 아는 사람이 없어 혼자 있기 그렇다고 말했다. 결국 초간단 인사만 드린 뒤 다시 김영후 옆에 서서 함께 기자회견 준비를 했다. 미리 준비된 질문지를 보니 첫 경기 상대 제주에게 하고 싶은 말, 이라고 써있다. 고민하던 김영후 "일단 제주가 좋은 팀인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도 그에 못지 않게 열심히 노력했고, 강원도에 프로팀이 생겨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관중들이 경기장에 많이 찾아올텐데 그 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재미있고, 또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어떠겠냐고 물었다. 난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이렇게 편하게 얘기하면 된다며 안심시켰다.

그러나, 김영후의 표정은 점점 새하얗게 질려가고 우황청심환을 먹을 것 그랬다는 말을 반복해서 했다. 카메라가 돌아가면 울렁증이 생기는데 실수 없이 잘 얘기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난 그저 괜찮다고,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격려의 말만 들려줄 수 있을 뿐.

다행히도 미리 준비한 자리에 앉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개막전 상대 제주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을 때, 김영후는 참 자연스럽게, 또 조리있게 대답을 잘하여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그래도 김영후는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다 못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며 긴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나서 옆에 준비된 뷔페를 먹으러 갔는데 호텔 뷔페 오랜만에 먹는다며 5그릇도 먹을 수 있다던 김영후씨는 긴장이 컸던 까닭인지 딱 2접시만 먹고 차로 돌아갔다.

문제는 아침부터 점심까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초긴장을 했던 터라 피곤이 극렬하게 몰렸다는 사실에 있었다. 오후 2시에 출발했는데, 그 시간은 나른함이 가장 몰린 시간이기도 했다. 영동고속도로에서 점점 잠이 쏟아진다며 계속 눈꺼풀을 비비기 시작했는데, 면허가 없는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끊임없이 말을 시키며 잠을 쫓아내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3시간을 쉬지 않고 운전을 해야했으니, 아무리 체력 좋은 축구선수라 해도 피곤하지 않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

초피곤에 젖어있던 당시 모습... ㅠㅠ

숙소에 도착했을 때 김영후의 얼굴은 이미 피로에 절을 데로 절은 상태였다. 워낙에 잘 웃는 사람이었지만 웃지도 않고 고생하셨습니다, 라는 인사만 꾸벅 한채 방으로 돌아갔다. 이런. 정작 고생한 사람은 김영후였는데, 고생했다는 인사를 받다니. 그간 단 한번도 면허의 중요성을 느껴보지 못했는데 이번만큼 면허가 절실했던 순간도 또 없었다. 그런데도 김영후는 숙소에 들어가 혼자 개인운동을 1시간 가량 한 다음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강릉으로 내려가기 전 오전, 오후 훈련을 빠졌으니 혼자 런닝이라도 꼭 해야한다던 감독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날 M본부와 생방송 인터뷰가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M본부와의 인터뷰 날짜가 급작스럽게 바뀌는 바람에 시합 2일 전에 김영후는 40분 가량 찬바람이 부는 운동장에서 인터뷰를 해야만했다. 어디 그 뿐인가. 연맹 가이드북에 들어가는 사진을 찍어야한다며 또 운동장으로 불러내 볼 트래빙, 헤딩, 드리블링 등 다양한 포즈를 시키고 또 시켰다. 그리고 나서 김영후에게 돌아온 것은 감기였다. ㅠㅠㅠ

연방 코를 훌쩍대고 기침을 콜록콜록하는데 꼭 내 책임듯한 기분이 들어 미안했다. K리그 데뷔전.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결전의 그 날을 앞두고 감기에 걸렸으니, 컨디션 조절이 제대로 될리 만무했다. 그러니 몸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겠지. 집중력이 예전처럼 날카롭기는 힘들었을테지.

강릉에서 서울을 오가던 그 긴 시간동안 내가 대신 운전을 했더라면... 인터뷰 시간 날짜가 방송국 사정으로 변경됐다면 그냥 취소시켰어야했는데... 가이드북 사진 촬영 역시 다른 선수로 대체할 수도 있었는데...


그냥 모든 게 다 내 책임 같아서 "내 탓이요"를 외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금도 난 김영후가 데뷔전 골사냥에 실패한 이유 중에는 제대로 care하지 못한 내 잘못도 있는 것 같아 여전히 미안하다.

오늘 김영후는 K리그 2번 째 경기에 나서게 된다. 상대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FC서울.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서울을 상대로 김영후가 마법을 부릴 수 있을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우는 법이고, 덕분에 내셔널리그에서 K리그 입성의 꿈도 이루지 않았던가. 게다 미안한 마음만큼 열심히 기도해주고 있으니 혹 시간이 다소 걸릴지라도 언젠가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골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지금의 미안함을 한순간에 잊게 만드는, 그런 강렬한 아름다움을 지닌 김영후의 K리그 데뷔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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