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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티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하던 날 내겐 기쁨과 감동으로 점철됐던 시간. 20071014 @퍼플아레나 더보기
스무살, 그 열정이 흘린 눈물 오랜만에 학교 행사에 놀러갔습니다. 여전했죠. 바람엔 잊고 있던 옛 향기가 실려 왔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그리고 그 시절 나와 같은 눈빛을 하고 있던 후배들을 바라보며 그 옛날, 그러니까 스무살이라는 아주 예쁜 나이를 하고 있던 나를 떠올려봤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는 해마다 가을이면 자매 결연을 맺고 있던 다른 대학과 친선경기를 치르곤 합니다. 학교 운동부 선수들끼리의 시합이었는데, 그 시합을 하는 날이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잠실주경기장을 찾아가 응원을 했습니다. 물론 꼭 경기장을 가야만 한다는 지침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공식적으로 수업이 없는 날입니다. 그 때문에 여행을 가는 친구들이 있었는가 하면 반대로 ‘나완 상관 없는 이야기’라 말하며 도서관에 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때론 집.. 더보기
시민구단 어느 무명선수의 아름다운 프로포즈 대전시티즌 숙소는 ‘대전시티즌’이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국곡리 어느 깊은 산골짜기에 있습니다. 핸드폰도 잘 안 터지는 그곳에 가기 위해선 택시 아저씨들에게 늘 웃돈을 더 줘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대전 시내로 가기 위해선 콜택시를 불러야 하고요. 물론 그때마다 택시 아저씨들은 ‘거기까진 못가겠다“며 거부하기 일쑤죠 2007년 6월 9일. 그날 저는 인터뷰를 하기 위해 대전시티즌 숙소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이야기가 길어지고 말았죠. 질문이 꽤 많았거든요. 인터뷰가 끝난 뒤 숙소 밖으로 나갔을 때 저를 반긴 건 칠흑 같은 어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떡하겠어요. 그 어둠을 뚫고 집에 가야만 했죠. 114 안내전화를 통해 콜택시 전화번호를 알아낸 다음 열심히 통화를 시도했답니다. 그러나 .. 더보기
김치우, 희망의 또다른 이름이 되기까지 8월 21일 저녁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은 전반 16분 터진 하태균 선수의 선제골을 잘 지켜내 전남에게 1-0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날 경기로 5연승을 거둔 수원은 2위에서 1위로 올라가며 성남을 승점 2점 차로 따돌렸지요. 경기 종료 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선수들 틈에서 김치우 선수를 발견했습니다. 다가가서 괜찮냐며 인사를 할까 잠시 고민했죠, 하지만 이럴 땐 그저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 16분 김치우 선수는 문전 앞에서 에두 선수가 올린 공을 헤딩으로 걷어냈습니다. 그러나 그 공은 참으로 무심하게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 있던 하태균 선수 앞으로 떨어지고 말았죠. 하태균 선수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발리 슈팅을 때렸고 결국 그 골은 결승골이 됐습니다. 본의 아니게 .. 더보기
이근호, 이젠 네가 희망이야! “오늘 골 누가 넣을까?” “이근호 선수가 넣지 않을까?” 경기 시작 전 관중석에 앉아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근호 선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가슴을 땅땅치며 말했죠. 이근호 선수가 넣을게 분명하다고요. 그냥 그런 예감이 들었습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분명 넣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8월 22일 오후 8시 상암월드컵경기장.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우스베키스탄과의 첫 경기가 드디어 시작됐습니다. 이근호 선수는 변함없이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출장했죠. 경기 내내 그는 특유의 힘을 바탕으로 활발히 측면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계속해서 혼자 고립돼 있던 원톱 하태균 선수에게 열심히 크로스도 올렸고요. 때론 직접 중앙으로 이동해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고교 시절부터 함께.. 더보기
36도 폭염 속 120분간 계속된 축구경기 8월 16일 오후 2시. 안동시민운동장. "지금 35도가 넘었다지?" "이 더운 날에 애들은 어떻게 뛴다냐." 여기저기서 걱정스런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기상청에서는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고 하는데 연세대학교와 숭실대학교 축구부원들은 경기장에 들어서야만 했습니다. 2007 험멜코리아 추계연맹전 결승전에 출전하기 위해서였죠. 혹시 '워터타임'이라고 아시나요? 이날 대학연맹 측에서는 폭염 속에서 90분간 뛰어야할 선수들의 탈진을 우려해 전, 후반 각각 25분에 약 1분 가량 물을 먹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걸 '워터타임'이라고 부르더군요. 90분 경기로 승부가 가려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0-0 무승부였기 때문에 결국 연장전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안동의 하늘은 참으로 무심했습니다. 선수들에게 참기 .. 더보기
당신이 놓친 2007 K-리그 올스타전 2007 K-리그 올스타전이 8월 4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 아침부터 중부지방에는 폭우가 쏟아졌고 그 때문에 행사가 시작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습니다. 다행히 경기 시작 전 비는 언제나 그랬냐는 듯 멈췄고 시원한 날씨 속에서 올스타전이 시작됐습니다. 이날 상암에는 2만5,832명의 관중들이 찾았고 37명의 K-리그 올스타 선수들은 그 성원에 힘입어 평소 K-리그에서는 보기 힘든 재미난 모습들을 많이 연출했죠. 박주영 선수와 김남일 선수가 경기 끝나기 전 깜짝 출연해 모두를 놀라게 했으며 이근호 선수는 돌파 도중 넘어지는 실수로 우리를 웃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올스타전 MVP는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닐손 선수에게 돌아갔습니다. 오늘 날씨 때문에 경기장에 못 온 분들을 위한 동영상입니다. 재밌게.. 더보기
FC서울 서포터스 약올린 박동혁 얌체 세레모니 김정남 감독님에게는 신기(神氣)라도 있는 것일까요?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남 감독은 ‘결승전에 활약할 기대주’로 양동현 선수를 꼽았지요. 그 말에 양동현 선수는 통쾌한 왼발슛으로 보답했습니다. 그것도 경기가 시작된지 3분 만에요. 울산의 입장에서는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덕분에 미드필드 지역에서 우세를 보이면서 계속해서 FC서울을 압박했죠. 그런데 이게 웬 운명의 장난입니까. 전반 48분, 최원권 선수는 왼발로 중거리슛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박동혁 선수는 그 순간 그만 공에 손을 대고 말았지요. 골문을 향해 가던 공이 아니었는데도 말이에요. 결국 그는 핸드볼 파울로 경고를 받았으며 FC서울에게는 페널티킥이 주어졌습니다. “페널티킥은 항상 자신 있어요. 거의 져 본 적이 없는 것.. 더보기
내 마옴속의 아버지, 최윤겸 감독님께 그날 저녁이 생각나요. 저녁 식사 후에 선생님은 저를 어딘가로 데리고 가셨죠. 숙소 뒷편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하는 찰나에 선생님의 보물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 선생님께서는 이걸 보여주시기 위해 저를 여기까지 데리고 가신 거였더군요.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선생님을 올려다보며 웃었습니다. “저게 그 비바 K-리그에 나왔던 그 토끼들이군요.” “그렇죠. 참 예쁘죠?” “네. 선생님이 직접 먹이 주시면서 키우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렇죠. 얘네들이 어느덧 새끼까지 낳고 이렇게 늘었네요.” “자식처럼 잘 키우셨어요.” “그런데 내 자식 같은 우리 대전시티즌 아이들은 한 번도 토끼를 보러 안 오네요.” “정말요? 한 번도 안와요? 그래도 한번은 올 수 있을텐데… 아쉽네요.” “원래 그때는 하나만 보게 돼있.. 더보기
울지말아요, 대전시티즌 대전 선수들은 눈물이 참 많습니다. 지난 해 8월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하나은행 FA컵 축구선수권대회 16강전이 생각납니다. 당시 대전은 수원을 만났습니다. 모두가 대전의 별이 될 것이라 믿었던 이관우 선수를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수원은 초반부터 이관우를 축으로 세운 뒤 거세게 대전을 밀어붙였습니다. 그러나 대전은 굳건히 버텼지요. 그리고 마침내 후반 36분 공오균 선수의 시원한 헤딩골에 힘입어 1-0으로 달아났습니다. 이렇게 대전의 승리로 끝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수원 역시 이대로 무너질 팀은 아니었나봅니다. 곧 이어 이싸빅 선수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1-1 상황까지 만들어 놓습니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나저나 눈물 이야기를 하던 중 왜 FA컵 16강.. 더보기
2006 클럽월드컵 전북현대가 K-리그 자존심을 지켰다. 15일 저녁 7시 20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2006 클럽 월드컵 5-6위전에서 이현승과 김형범 제칼로의 골로 오클랜드 시티를 3-0으로 제압했다. 지난 11일 클럽아메리카에게 1-0으로 패한 아쉬움을 릴레이골로 달래며 이번 5위라는 성적으로 이번 클럽 월드컵을 마감했다. 전북현대 선수들이 에스코드 키즈와 함께 입장 중이다.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이 기념촬영 중이다. 오클랜드시티에서 뛰고 있는 일본의 축구영웅 테루가 보띠와 경기 시작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북현대 서포터즈들의 열띤 응원이 시작됐다. 제칼로가 오클랜드시티 수비진을 뚫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 어제(14일) 18세 생일을 맞은 이현승은 이번 대회 최연소 골을 기록했다. 임요환이 드로잉을 하기.. 더보기
오늘 축구장에서 만난 감동적인 장면 2006 대학선수권대회 4강전이 열렸던 11월 22일. 고양종합운동장을 뒤덮던 바람은 무척이나 쌀쌀했습니다. 아마추어대회가 늘 그런 법이지만 날씨까지 추웠던 탓에 선수들은 휑한 관중석을 바라보며 뛰어야만했습니다. 더구나 올 시즌 마지막 대회였습니다. 양 팀 모두 올해 한 번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후반 끝나기 몇 분 전, 홍익대 21번 선수가 완벽한 노마크 상황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심적인 부담이 컸던 까닭일까요. 힘이 너무 들어가 그만 공은 크로스 바 위를 훌쩍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삐익,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21번 선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운동장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바로 연장전에 들어가야했기 때문에 근육도 풀어주고 수분도 보충해줘야.. 더보기
하이트만 FIFA 국제심판강사, "스위스전 프라이의 골은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는 타워호텔에서 하이트만 국제심판강사와 함께하는 ‘K-리그 심판 판정 강습회’ 를 열었다. 시작에 앞서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원동 사무총장은 “심판 역시 경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라며 “심판 판정에 대한 이해를 높여 리그 수준을 올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고 이번 강습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날 강의를 맡은 하이트만(63세) 씨는 1961년 처음 심판 자격증을 딴 이후 46년 째 심판 현장에서 활동하는 살아있는 전설로서, 현재는 ▲국제축구연맹(FIFA)심판 강사 ▲북독일축구연맹 심판위원회 회장 ▲유럽축구연맹 1급심판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1974년부터 1990년까지 분데스리가에서 1급 심판으로 뛰었으며 한때 중학교에서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한 경력도 갖고 있다. 이번 강습.. 더보기
당신이 놓친 2006 K-리그 올스타전 여름이 지나가는 자리, K-리그 별중의 별들이 수 놓는 아름다운 시간이 찾아왔다! 2006 삼성하우젠 K-리그 올스타전’ 이 지난 20일(일) 오후 6시 인천월드컵문학경기장에서 열렸다. 예년처럼 이번 올스타전 역시 축구팬들의 소중한 한 표(총 42만 7478명 참여)로, 중부(서울, 성남, 수원, 인천, 대전, 대구, 전북)와 남부(광주, 경남, 부산, 울산, 전남, 제주, 포항) 를 대표하는 36명의 ‘별’ 들이 선발됐다.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한번쯤 나가고 싶은 꿈의 무대인 올스타전. 혹자는 올스타전을 가리켜 별들의 전쟁이라 부른다. 그러나 꼭 비장한 각오로 뛰어야 하는 혈전의 장은 아니다. 그저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신명나는 축제의 한 마당일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 가.. 더보기
모두가 자랑스러운 사람들 지난 2005년 8월 15일. 시내 곳곳에서는 하루 종일 크고 작은 집회가 열렸다. 보수단체들은 광화문 앞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하며 인공기를 태우려 했다. 한편 진보단체들은 ‘반전,반미,통일’ 구호를 외치며 대학로에서 종로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8월 15일 거리의 모습은 그랬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은 지 60년째 되는 해다. 예부터 우리는 나이 육십을 이순이라고 부르곤 했다. 이 말은 육십이 되서야 비로소 모든 것을 순리대로 이해하게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60년 생일을 맞은 광복절에 우리가 보여준 모습은 ‘이순’ 이 주는 뜻과는 사뭇 거리가 멀었다. 그렇다. 그날의 거리에는 이념의 대립만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수많은 대립 가운데서도 우리는 화합을 보았고 또 다른 희망을 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