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당신을 사랑해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렸어."
"나에게는 순간이었어요."

"당신, 나의 어떤 점이 좋았어요?"
"그 춤 실력."

"왜 나를 사랑했지?"
"춤을 잘 춰서요."


 그 후 래널프와 아델은 다시 춤을 추게 되었지.


베가번스의 전설을 봤다.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골프라는 조금 지루한 소재로 참 좋은 영화를 만들었다. 좋은 영화라. 내가 감히 좋은 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영화 속 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마음에 깊이 다가오므로 좋은 영화다.


다시 사랑을 하게 되었다, 는 문장 대신 다시 춤을 추게 되었다는 문장으로 모든 것을 설명한다. 참 멋진 표현 아닌가.

깊은 밤, 나는 별빛의 음악을 들으며 너에게 편지를 쓴다.

너는 그곳에 서있고, 나는 다만 사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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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영혼이 바뀌는 두 고등학생의 이야기 <너의 이름은>

다시 태어나면 도쿄의 남자가 되고 싶다고 산사에서 소리치던 시골 소녀 미츠하. 소녀의 꿈은 자고 일어나니 기적처럼 이루어진다. 도쿄 소년 타키와 영혼이 바뀌게 된 것! 

아파트 복도 앞에 펼쳐진 도쿄의 아침 풍경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이는, 타키의 몸을 한 미츠하를 보고 있자니 문득 선샤인호텔에 나와 이케부쿠로와 시부야 거리를 거닐며 두 눈 반짝이던 13년 전 내가 떠올랐다. 

황혼, 그 기적의 시간에 미츠하와 타키가 만나던 순간에는 내 심장은 그야말로 터져버릴 것 같았다. 미츠야가 살던 마을 정경을 보니 몇년 전 J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빅스완을 향해 걸어가던, 니이가타 그 시골길이 생각났다.

무엇보다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하게 일본의 자연을 담아낸 감독의 서정이 참 좋았다. 꼬이고 얽혀도 결국엔 이어진다는, 인연과 운명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두번이나 보게 된 영화다. 여운이 참 오래 남는다.




ps.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와도 어찌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보며, 또 그냥 있어보라는 대사까지 보고 있자니 세월호가 떠올랐다. 일본 사람들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를 떠올렸다고.

-사람이든, 사물이든 마음을 다해 이름을 부를 때 비로소 진짜 의미가 생기는 법이다. 도서관 자료실에 있던 미츠하의 이름은 타키가 부르는 순간 내가 지키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현실세계를 애니에 담던 감독의 성향을 알기에 꼭 배경이 된 일본 내 지역들을 방문해 인증샷을 찍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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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영화 컨택트.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라고 하여 조디포스터가 과학자로 나왔던 90년대 작의 리메이크인 줄 알았으나 제목이 다르다. 조디포스터 출연 영화는 콘택트. 그리고 오늘 본 영화는 컨택트. :) 

영화 보는 내내 사운드가 압도당할 정도로 기괴하였는데, 끝나고 지하주차장을 걸어갈 때까지 그 음악이 연간 귓속을 맴돌았다. 실로 대단한 영향력이었다.

어느 날 전 세계 12곳에서 낯선 우주선이 발견된다. 그리고 그 우주선 속 외계인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언어학자인 루이스와 물리학자 이안이 합류한다.

물론 언어체계가 다르기에 대화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곳에 왜 왔는지 물어봐도 웅웅 거리는 의성어만 들릴 뿐 해석 자체가 불가능하다. 대화가 되지 않자 루이스는 그들의 언어를 배우기로 결심한다.

컨택트는 내게 소통이란 단순히 듣는 것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다시 말해 마주보고 귀를 기울이며 뜻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귀한 메시지를 전해줬다. 알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과정에서의 중요성 또한 함께.


영화 속 여주인공 루이스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그녀는 지금의 이 선택으로 인해 먼 훗날 슬픔을 맞이할 것을 알면서도 어떤 특별한 선택을 하게 된다. 생의 매 순간, 그 찰나가 주는 행복이 더 크고 깊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선택한 그녀의 행보는 꽤나 큰 울림이기도 했다.

참, 그 과정에서 눈이 맞은 물리학자 이안은 “평생 하늘의 별만 바라보며 살았는데 그보다 당신을 만난게 더 중요하다”며 손발 오글거리는 대사를 날리기도 한다. 그걸 들으며 나는 더 애틋한 멘트를 쓰는 연애작가가 되고 싶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했다. :)

ps.
-물리학자 이안을 연기한 제레미 레너를 보면서 나는 계속 호크아이 생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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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엠마스톤과 라이언고슬링이 이렇게나 춤추고 노래 잘하는 배우였다니! 스파이더맨의 그녀와 순애보 노아의 만남은 새로웠다.

샤갈의 그림을 보는듯한 색감. 물랑루즈스러운 카메라 워크, 그리고 깜짝 출연 존 레전드 덕분에 눈과 귀가 호강했던 시간.

영화 중간에 세바스찬과 미아가 LA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엠마스톤의 데이트룩은 정말 예뻤다. 홀터넥 드레스가 이렇게나 잘 어울리다니. 이번 영화를 위해 다이어트까지 했다는데. 역시 옷빨은 혹독한 다이어트 뒤에 나오는 법.



to do list 중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과 탭과 왈츠를 추는 건데, 라라랜드에서도 이 장면이 나와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LA 야경을 바라보며 함께 탭을 추는 세바스찬과 미아. 밀당이 시작되는 장면이라서 두근두근했고, 첫 키스를 나누기 전에는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무려 소녀감성 벅차오르게 별과 구름이 강처럼 흐르는 하늘까지 날아주셨다.

지극히 현실적인 엔딩까지 난 그냥 좋았다는. 슈팅도 타이밍인 것처럼 사랑도 타이밍이다. 그 타이밍을 놓치면 로맨스보단 현실이다.

나이가 들면 꿈도 변한다며 울먹이는 미아의 대사가 눈에 밟힌다. 탭댄스를 다시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리고 라이언고슬링은 찌질한 순애보 역할이 딱인듯. 넌 영원한 노트북의 노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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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핵소 고지. 2차 세계대전 중 가장 치열했던 오키나와 전투에서 무기 하나 없이 75명의 생명을 구한 데스몬드 도스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앤드류 가필드는 내게 엠마스톤의 전 남친으로만 기억되는 배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핵소 고지에서는 순박한, 그러나 자신의 신념 앞에서만큼은 단단한 버지니아 시골 청년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수혈하고 나서 다음날 수혈이 잘못 된 것 같다고, 심장이 너무 뛴다며 간호사한테 고백하는 남자라니!

사상은 약간 돌아이나 영화 하나 만큼은 기가 막힐 정도로 잘 만드는 멜 깁슨은 이번 영화에서도 실감나게 전쟁씬을 구현한다. 사지가 잘려나가고, 머리가 날아가고, 파편으로 힘줄까지 보이는 다리를 붙잡고 울부짖는 병사들의 모습이 처절하게 화면에 잡힌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이후로 내게 제대로 임팩트 준 전쟁씬이었다. 덕분에 영화 보는 내내 심장이 아팠다.

Please, Lord, help me get one more.

영화 말미에 부상 당한 전우들을 구해내기 위한 도스의 눈물겨운 투혼이 시작된다

이 영화는 크리스천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종교영화일 수도 있다. 성경을 가슴에 지닌 채 병사를 구하며, 주님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합니까, 한 사람만 더 구하게 하소서, 라며 기도하는 도스의 모습을 보면 말이다.

 When you are convinced of something, that's no joke. That's what you are.

그러나 내게 이 영화는 믿음을 넘은 신념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영화였다. 그 신념이 있기에 도스는 약혼녀의 눈물에도, 동료들의 집단구타에도, 일본군의 공격으로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도 '살인하지 말라'는 십계명을 지키며 전우 곁에 있었으니 말이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철학과 신념이다. 그래야지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나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


 ps.

-군대 다녀오신 분들에게는 더 큰 임팩트를 줄 것 같아서 한동안 군필자들에게 열심히 추천했었다.

-이 영화로 앤드류 가필드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도 해봤더라는.

-앤드류 가필드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전 여친 엠마스톤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자 가장 먼저 일어나서 가장 열심히 또 가장 환하게 웃으면서 박수쳤다는. 이 남자에게 입구만 있을 뿐 출구란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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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a walk to remember.
추억으로의 산책.

4년이 흘렀지만 내게 걸어오던 그녀의 모습은 내속에 살아있다


 이제는 현실 속에서는 결코 만나볼 수 없는 그녀, 제이미를 생각하기 위해서 그,  랜든은 추억으로 걸어갈 수 밖에 없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작은 마을에서 살았기 때문에 제이미와 랜든은 초등학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나왔다. 서로를 알지만 둘은 한번도  제대로된 이야기, 마음이 통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제이미는 촌스러운 스웨터에 촌스러운 앞머리에, 보통 아이들이 볼 때는 다소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의 소녀이다. 그러니 랜든같은  날라리가 상대할 수 있겠는가. 
 
갑자기 멋진 사랑을 하는 선배에게 언젠가 물은 적이 있다. 어떻게 저 사람을 알고 사랑까지 하게 됐냐고. 그때 선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이 갑자기 찾아왔노라는 대답을 해줬다. 아마 영화 속 랜든과 제이미에게 물어봐도 그들은 그 선배처럼 대답할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사랑이 찾아왔노라고.



제이미의 꿈은 기적을 체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랜든은 그런 그녀를 위해 기적을 보여주려고 한다. 랜든은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인생목표리스트를 이뤄주기 위해 노력한다. 
 
우울한 날, 누군가가 와서 달빛 아래서 함께 춤을 추자고 했으면. 천문학자들이 관측하지 못한 별을 발견해 내 이름을 붙여줬으면. 함께 별을  관측하기 위해 내가 기댈 어깨를 마련해줬으면. 엄마와 아빠가 결혼한 교회에서 나와 결혼해줬으면. 
 
랜든이 제이미에게 해줬던 일들. 그녀가 그를 통해 체험한 기적들. 빛나던 사랑의 기적으로 가득차 아름다웠던 영화.

ps.
-맨디 무어 목소리가 너무 예뻐 only hope를 백번도 넘게 들은 것 같다.
-여름방학 당시 그 아이와 같이 보러 가고 싶었던 추억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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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썸원 라이크 유는 로맨틱 코메디 영화다. 로맨틱 코메디물은 언제나 그렇듯, 상처받고 실연당한 주인공이 나온다. 이 영화의 주인공, 애슐리 주드가 연기한 제인 굿웰 역시 그렇다. 한 지역 방송국 섭외담당인 그녀는 새로 들어온 PD에게 첫눈에 반한다.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 중 하나다. 겉모양에 혹하다 보면 그 내면이 어떤지 찬찬히 살펴볼 시간을 놓치기 때문이다.

같이 공원에 앉아 바람을 느끼며 햄버거를 먹던 제인과 레이. 어느새 레이는 제인의 집에 앉아 함께 TV를 보며 시리얼을 먹다 키스를 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그 관계는 더 발전해 침대로 이어진다. 침대 위에서 그녀를 안은 채 키스를 하는 레이. 러브 앤 워에서 함께 춤을 추던 어니스트와 아그네스를 볼 때처럼, 혹은 물랑루즈의 크리스티앙과 샤틴을 볼 때처럼, 레이와 제인, 그 둘을 보는 내 마음은 어느새 행복해진다.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살과 살이 맞닿은 채 서로의 얼굴을 손으로 만져주며 한참을 바라보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어머니가 아이의 눈과 코와 입술을 만지며 웃을 때처럼. 그 순간만은 서로 한없이 사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생각은 한결같은 믿음으로 이어진다. 사랑하여라. 사랑하노라. 그리하여 사랑한다. 당신을.

 

길거리에서 사랑하는 이의 셔츠를 골라준다. 파란 하늘이 보이는 어느 거리에서 골라준 파란셔츠. 햇빛을 맞으며 나누던 긴 입맞춤. 옷장게 걸린 그 사람의 양복, 그 양복에서 맡을 수 있는 그 사람의 내음. 눈을 감은 채 깊이 깊이 맡아본다. 그 내음은 곧 그 사람으로 바뀌고 그녀는 다시 행복해진다. 그 사람이 내 앞에 있는 듯한 기분은, 언제나.



그러나 레이에게는 3년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다. D라는 이름의. 그리하여 아주 자연스럽게 레이는 멀어지고 마니.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을 사랑한 죄일까? 차임. 실연. 상처. 그와 함께 살 집으로 이사를 하려고 집을 판 그녀는 이제 갈 곳이 없다. 그녀의 마음 역시 이제 갈 곳이 없다. 잔인하지만, 잔인하게도 그녀를 받아줄 곳은 아무데도 없다. 세.상.그.어.느.곳.에.도.

"에디. 저번에 룸메이트 구한다고 했죠? 아직 안 구했어요? 집 좀 봐도 될까요?"
그렇게 해서 인생의 모든 것을 sex와 연관짓는 바람둥이 PD 에디의 집에 들어가서 살게된다. 매일 매일 바뀌는 여자들. 화장실을 가다 그 여자들과 마주질 때 놀라던 제인은 어느새 그 생활에 익숙해져 그녀들에게 커피까지 타주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혼자다. 실연이 상처가 컸던 그녀는 자신이 연애에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온갖 잡지와 서적을 살펴보며 닥치는데로 쓴다. 그녀가 만든 젖소이론은 꽤 그럴듯하다. 숫소는 한번 만난 암소와는 다시는 만나지 않는다는 이론. 재미다 본 숫소는 새롭게 재미볼 새 암소를 찾으러 떠나고 버림받은 암소는 '헌 암소' 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레이가 그녀를 떠난 것은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 숫소의 특성에 따른 어쩔 수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젖소이론은 실연을 당한 여자들에게는 참 그럴듯하게 들리는, 자신에게 매력이 없는지도 모른다며 좌절하는 그네들에게는 참으로 멋진 이론이 아닐 수 없다.

실연은 그녀에게 글을 쓰게 하고, 실연을 잊기 위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쓴 글은 또 다른 그녀를 만들어준다. 잡지사에서 일하던 친구 리즈의 제안으로 칼럼을 쓰게 된 것이다. 그녀의 이론을 설득력있게 만들고자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연고친척이 없는 사망자의 사진을 이용해 65세의 동물학 박사인 마리 찰스라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만든다.



실연을 당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잊는 것이다. 잊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슴 속에 타오르는 불을 끄기 위해서는 재를 덮거나 물을 뿌려야한다. 그도 아니면 맞불을 부치며, 그럴 힘마저 없다면 다 타 없어질 때까지 내버려두는 것 뿐이다.

그녀는 자기합리화로 불을 끄려고했다. 합리화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냈고 그녀는 잘 이겨내는 듯했다. 하지만 12월 31일에 만나자는 레이 말에 흔들리다니. 다시 상처받으려고? 그렇다. 결국 그녀는 또다시 상처를 받는다. 오지 않는 레이를 기다리다 깨닫는다. 그는 앞으로도,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는.

심심하면 놀러오라는 에디의 말이 생각나 가르쳐 준 주소로 그를 보러 가지만 하필이면 카운트 다운할 때 갈게 뭐람. 5,4,3,2,1 Happy New Year! 그리고 키스하는 연인들. 서로를 안아주며 덕담을 나누는 친구들. 그속에 혼자 서 있는 제인. 울며 나오는데 구두 뒷굽까지 부러지고 만다. 참 되는 일 없는 여자다. 차이고 상처받고 또 바람 맞고, 울며 나가는데 구두 뒷굽까지 부러져? 도대체 얼마나 더 비참해져야할까? 절뚝거리며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그녀. 그 구두 뒷굽을 발견하고 쫒아가는 왕자님은 동화책에만 존재할 뿐이다. 에디는 그녀를 끝까지 쫓아가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허탈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는 에디의 표정은 어딘가 이상하다. 뭔가를 감춘듯한 표정이란. 하긴,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고 물을 마시러 나온 어느날 새벽에도 치어리더 동작을 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모습역시 뭔가 이상했다. 이 남자, 점점 이상하다.


레이가 사랑하던 D라는 여자는 자신이 일하고 있던 방송국 토크쇼 진행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에도 퉁퉁 부운 눈으로 우는 그녀에게 넌 충분히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자니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위로해준다. 밤새 손을 꼭 잡아준 채. 아침녘에 눈을 떴을 때 꼭 잡은 그녀의 손에 입을 맞추는 에디. 뭔가 있긴 있나보다. 그녀를 향한 마음에 뭔가 알 수 없는 특별한 것이.

이런 와중에 그녀에게 지령이 내려진다. 젖소이론의 창시자 닥터 마샬과의 만남을 성사시키라는 불가능한 작전. 처음에는 전화 인터뷰를 하려던 그녀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수화기를 내려놓고 방송국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간다. 그녀는 존재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내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기 때문에요. 내가 만든 이론을 더 설득력있게 보이려고 그런 인물을 만들게 됐죠, 라며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는 제인.

실연의 상처를 지우기 위해 만들어낸 이론이에요. 글을 쓰다 알게됐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레이가 아니라 밤새 내 손을 꼭 잡고서 넌 충분히 아름다운 여자라고 말하는 사람... 그래, 에디!

그렇다. 그 사람은 에디였다. 택시를 타고 가려는 그를 붙잡아 세운다. 하지만 불과 두달 전 거리에서 다른 사람과 키스를 했던 그녀. 이제 에디와 평생토록 키스하며 살 수 있을까? 또 헌 암소가 되는 것은 아닐지.

하지만 그녀가 말하듯, 모든 사람이 헌 암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모든 숫소가 떠나는 것은 아니다. 평생토록 한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그녀가 유산을 했더라도 옆에서 지켜주며 또다른 탄생을 기다리는, 한없는 마음으로 사랑해줄 숫소는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숫소가 떠난들 어떠랴. 자신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 미처 깨닫지 못한 소들은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소들인걸.

중요한 건 당신은 충분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암소라는 사실 뿐이니까.

ps.
-젊은 애슐리 쥬드와 휴잭맨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휴잭맨은 그때도 몸매가 엑스맨 못지 않게 좋았음.
-이 영화에 반해서 DVD까지 샀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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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Someday when I'am awfully low
When the world is cold
I feel a glow just thinking of you
And the way you look tonight
oh, but you're lovely with your smile so warm
And your cheek so soft
There is nothing for me to love you
And the way you look tonight
With each world your tenderness grows
Tearing my fear apart
And that laugh that wrinkles your nose
touches my foolish heart
Lovely, never ever change
Keep that breathless charr
Won't you please arrange it?
'Cause I love you
Just the way you look tonight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에 나왔던 노래, The Way You Look Tonight이다. 함께 유람선을 타고 가던 오후, 마이클이 줄리안에게 이 노래를 불러준다. And your cheek so soft, 라는 가사에 맞게 볼과 볼이 맞닿은 채로 선상에서 춤을 추는 그들.

만약 잠깐 그늘을 마련해줬던 그 다리가 조금 더 길었더라면. 마이클과 줄리안은 입을 맞추고 마음을 확인하고 다른 길에 들어섰을까.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을 볼 때면 가장 마음 아픈 장면 중 하나.



너를 생각하는 마음은 이토록 한결같고 뜨거우나 알아주지 않고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 그 처연한 현실 앞에서 더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그것만큼 잔인한 것은 또 없으리라.

영화 속 남자사람 친구의 결혼 상대자로 나온 카메론 디아즈는 세상 아무 것도 모르는듯이 웃고 떠드는 아가씨로 나온다. 모름지기 사랑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저 정도 쯤의 해맑은 매력을 갖고 있어야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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