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병수와 친분이 있는 K리그 선수와 우연히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축구선수가 보는 유병수의 미니홈피 사건에 대해 궁금하여 관련된 이야기를 길게 나누게 되었죠.

그 일이 있던 날, 저녁 쯤 훈련을 마치고 메신저에 접속했는데 유병수도 접속했다고 하더라고요. 교체로 들어가 교체로 들어갔던 경기를 본지 얼마 안 된 터라 힘내라는 격려 메시지를 전해주려고 하다 이렇게 힘들 때는 그냥 두는게 나을 것 같아 아무 말도 걸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신 미니홈피에 들어가서 글 하나 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니홈피를 방문하였는데, 방문하자마자 헉, 하며 놀랐다고 합니다.

“진짜 할맛 안난다. 90분도 아니고 20분만에 내가 가지고 이룬 모든 것이 다 날아가버렸네...”

우선 그 선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기자들이랑 팬들은 감독에 대한 항명이라고 했지만 선수의 눈으로 봤을 땐 그건 절대 아닌 거 같아요. 교체 들어갔다 나가는게 선수들 사이에서는 얼마나 속상한 일인데요. 내 능력이 이 정도였나 한탄하게 되고 자존심도 상하고... 저는 그 마음 알 거 같아요. 그런데 기자들은 감독에 대하 대들었다고 추측해서 기사를 썼으니 굉장히 당황했을 거에요.”

그렇지만 그 선수도 이 부분은 지적을 하더군요.

“속상하다는 말만 했어야했는데, 그 앞부분에 할 맛이 안난다고 했잖아요. 그건 감독님이나 동료 선수들, 팬들, 기자들 등등 아무래도 오해할 수 있겠죠.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고 경기도 계속 되고 훈련도 매일하는데 할 맛이 안난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얘가 그 경기 이후로 완전히 모든 게 하기 싫어졌구나, 하고 오해할 수 있겠죠. 그 말만 쓰지 말았어야했는데... 속상한 마음이 곡해되고 오해되서 본인도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요. 본질이 희석됐으니 안타깝네요.”

미니홈피에 올린 대문글, 그러니까 몇 개의 문장들로 인해 감독에게 대들고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 선수가 되어버린게 선수들은 안타깝다고 하였습니다. 선수의 입장에서, 선수의 눈으로 봤을 때 사건은 더 깊게 다가오는 법이지요.

그래서 이번 기회로 다른 선수들은 유병수가 단지 국가대표팀에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을 겪게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자신들을 지켜보는 눈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앞으로 말과 행동, 글을 조심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고 하고요.

특히나 기록은 모두가 볼 수 있고, 캡처 등의 영구자료로 남아 삭제하여도 인터넷 세상에서는 계속해서 떠돌아다니게 되니까요.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운동선수는 경기장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면 된다고 되새기게 된 순간이었다고 하고요.

미니홈피를 통해서 팬들과 친분을 쌓고 유대관계를 맺었던 유병수를 비롯한 선수들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커 담까지 쌓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도 듭니다. 팬들에게 선수의 작은 말 한마디는 얼마나 큰 기쁨이겠어요. 역으로 팬들의 작은 격려도 선수에게는 힘이 될 수 있겠고요.

과해서 좋은 건 없지만 안한다고 모든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현명하게 온라인세상을 이용하고 그 속에서 팬들과 만나는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하루 빨리 유병수가 웃으면서 온라인세상에서 팬들과 다시 이야기 나누기를 바랍니다. 경기장은 물론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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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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