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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의 꿈의 구장/강원도의 힘, 강원FC

우추리 마을잔치에 초대받은 강원FC

강원FC 선수단이 강원도 성산면 위촌리에 위치한 우추리 도배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마을 잔치에 초대받았기 때문이죠. ^^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서 오전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서둘러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샤워도 무척이나 빨리 했지요. 마을 어르신들과의 약속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였죠. 한데 버스에 올라탄 몇몇 선수들의 얼굴이 꽤 긴장돼보이더라고요.

"나 염소탕 못 먹어." 윤준하 선수였습니다. 염소탕 같은 건 절대로 못 먹겠다면서 저에게 따로 반찬을 내와달라는 부탁을 하더군요.


사실 이번 마을잔치는 시즌동안 고생한 선수들을 위해 몸보신 차원에서 마련한 행사였거든요. 그래서 마을 어르신들은 선수들을 위해 강원도의 자연 속에서 자란 염소들을 탕으로 끓여 준비했는데,  몇몇 선수들에게는 이것이 부담이고 또 공포였나봅니다. 용병 라피티와 까이용도 입때껏 염소탕은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다며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죠.

마을회관에서 점심을 먹기 전 위촌리 입구에 자리 잡은 송양 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송양 초등학교는 위촌리 내 유일한 초등학교로, 5개 학급 11명의 교사들, 그리고 47명의 학생들이 전교생의 전부인 미니 학교입니다. 송양 초등학교 학생들은 선수들을 위해 그간 연습한 행진곡을 직접 들려주었고, 대표 학생이 한명 나와 강원FC 홈경기 관람 소감기를 읽어주기도 했습니다. 전교생이 50명도 안된터라 돌아다니면서 선수들 사인도 받았고 헤어지기 전에는 단체사진도 찰칵, 찍었습니다.

어린이들과의 만남을 뒤로 한 채 마을회관에 도착한 선수들은 회관 앞에서 직접 떡메도 치며 찹쌀떡을 만들어보는 '체험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선수들이 다들 힘이 너무 좋았던터라 떡메치는데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동명 코치의 힘에 놀라 돌쇠같다고 했다가 점심 먹는 내내 구박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ㅠㅠ

그리고 이어진 점심식사. 염소탕을 처음 먹어봤는데요, 냄새가 역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깔끔했고 고기도 제법 괜찮았습니다. 떡, 잡채, 과일등도 한상 가득 차려져 정말 배부르게 먹었답니다. 까이용도 처음엔 못먹는 것 같았는데, 옆에 앉아있던 감독님의 권유로 한숟갈 먹더니 이제 곧 잘 먹었습니다. 라피치 또한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면서 김치와 함께 잘 먹었답니다. ^^ 게다 외국팀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면서 웃더군요.

중간에 한 할아버지께서 권순형 선수를 열심히 찾았는데, 알고보니 같은 권씨였기에 그렇게 찾았던거더라고요. 권씨는 원래 양반가문이었고 경기장에서도 양반집 자제답게 정정당당하게 싸우라고 조언해주시는데, 술 한잔 받고 들으라며 소주를 따라주시기도 했고요. 다행히 강원FC 사장님께서 한잔씩은 괜찮다고 허락을 해주셔서 선수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따라주시는 소주를 한잔씩 했답니다.

그날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송양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준비한 행진곡. ^^

이렇게 줄을 서서 사인을 받았답니다.

여학생과 아이콘택 중인 김근배 선수(좌) 열심히 사인 중인 권순형 선수(우)

열심히 사인을 받았지요. 어린이들은.

종이컵에다 사인 중인 하재훈 선수.

마지막 단체사진 촬영의 시간.

지나가다 저학년 반에 들려서 사진도 찰칵.

사장님과 감독님의 하이파이브.

떡메 치는 최순호 감독님.

정경호 선수도 치고.

윤준하 선수는 개구쟁이처럼 나왔네요.

주장 이을용 선수도 열심히... ^^

골키퍼 유현선수도 함께...

서동명 코치도 합세했죠.

강원도 사투리로 도배된 현수막... 재밌습니다. ^^

염소탕 앞에서 대기 중인 선수들.

박수치며 좋아하시는 최순호 감독님을 보세요. ^^

염소고기 시식 중인 김영후 선수.

어머니들이 국물도 부어주시고.

까이용에게 먹어보라며 권하시는 감독님.

결국엔 까이용도 맛있게 먹었죠. ^^

오른쪽 라피치를 보세요. 김치랑 같이 먹더라고요. ^^

외국인 코치도 염소탕을 아주 맛있게 먹었답니다.

선수단은 마을 어르신들에게 감사드리며 사인 유니폼과 사인볼을 선물로 드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