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할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저를 아주 많이 예뻐해주셨던, 지금은 하늘에 계신 제 할아버지가요. 할아버지 당신께선 제가 글 쓰는 사람이 되길 바랐고, 무엇보다 세상을 움직이는 글을 쓰길 원했고, 그래서 늘 기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제게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제 수상소식을 들었다면 무척 좋아하셨을텐데,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기도 뿐이라는 생각에, 그날 밤 새벽까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지난 8월27일 할아버지를 하늘에 떠나보낸 이후 저를 위로해줬던 건 다름 아닌 블로그였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며 마음을 달랬고, 그렇게 하루를 정리하며 다시금 제 삶을 다잡을 수 있었죠. 돌이켜보면 2001년 처음 다음에 블로그를 만든 이후, 블로그란 존재는 제 인생에 있어 꽤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가운데 알게 된 블로거뉴스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과 작은 사건들도 뉴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제가 전송한 뉴스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교류하는 시간은 무척이나 신났고 또 즐거웠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못했던 무명선수의 이야기가 제 블로그를 통해 전해지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제게는 무척이나 뿌듯했던 순간이자 경험이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스포츠전문 블로그를 지향했지만, 실천하는 지식인이 되고 싶은 마음에, 올해 초 취재했던 일본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도, 결국엔 블로거뉴스가 있었기에 전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이렇게 큰 상까지 주셔서 더욱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이 제 인생에 있어 또 다른 시작인 것 같습니다. 블로거기자상 수상 덕에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의식이 생겼고, 또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죠.

지난 날 할아버지께서 하셨던 말씀대로, 언젠가는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그 공간은 지금처럼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블로거뉴스가 되겠죠. 무엇보다 블로거뉴스에서만 맡을 수 있는 잔잔한 사람 향기를 잊을 순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앞으로도 이곳 블로거뉴스가 강자 보다는 약자의 시선에서, 있는 자들보다는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생각하는, 그렇게 변함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그런 곳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말씀 드리며 끝인사 올립니다.

신고
블로그 이미지

Helena.

경기장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행복합니다. 온 몸의 감각이 열리니까요. 푸른 잔디의 반짝임, 조금은 톡쏘는 파스 냄새, 선수들의 땀방울,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 이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혹시, 여름밤의 축구를 좋아하시나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