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헬레나의 꿈의 구장/신나는 스포츠 세상

최민호의 '금'만큼 빛났던 루드비히 파이셔의 스포츠맨십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한판승’을 펼쳤던 최민호 선수가 결승에서도 역시 ‘한판’으로 오스트리아 루드비히 파이셔 선수를 물리쳤습니다. 준결승까지 담담한 표정으로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까닥까닥 흔들기만 했던, 참으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던 그였습니다. (마치 "넌 안돼~"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알고보니 '한판승'으로 이겼다는 것을 뜻하는 세레모니 라네요. ^^ 그 세레모니, 한동안 유행이 될 듯합니다. ^^;)



한데 결승전에서는 다르더군요. 하기야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쥐가 나는 바람에 동메달에 그친 '한'을 드디어 오늘, 꿈에서 그리고 또 그리던 '금'으로 풀었으니, 그 심정이야말로 오죽하겠습니까. 매트 위에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펑펑 흘리며, 그렇게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최민호 선수에게 다가가 손을 내민 사람이 있었습니다. 최민호 선수는 ‘그’의 손을 잡고 간신히 일어났죠. 그리고 ‘그’는 참으로 따뜻한 표정으로 최민호 선수를 안아줬습니다. 누구냐고요? 여기서 그는 바로 최민호 선수에게 ‘한판’으로 패하며 은메달에 그친, 루드비히 파이셔 선수입니다.

먼저 다가가 패배를 인정하며 악수하는 그 모습도 인상적이었는데 최민호 선수가 도복을 고쳐입을 때까지 기다리며 웃어주더군요. 그것으로 모자라 악수 후 최민호 선수의 손을 번쩍 들어주며 자신이 아닌 최민호 선수가 진정한 ‘챔피언’임을 관객들에게 알려줬습니다.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최민호 선수의 노고도 인상적이었지만 승패를 깨끗이 인정한 루드비히 파이셔 선수의 스포츠맨십도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제겐 최민호 선수의 금메달이 주는 감동만큼, 충분히 감동적이었고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

도복을 갈아입기 위해 경기장을 나서려는데 오스트리아 팬들이 그를 향해 소리치더군요. 알고보니 오스트리아의 유도 영웅이라고 합니다. 그를 위해 중국까지 찾아온 팬들을 위해 그는 환한 웃음과 인사로 답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4년 만에 한번씩 찾아오는 올림픽. 오늘처럼 결승전까지 올라가는 기회가 그의 생애에 또 주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 무너지며 패했다는 사실은 상처와 앙금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한데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깨끗이 인정하며 상대를 축하해주는 넓은 마음을 보여줬습니다.



이렇듯 올림픽의 기본정신인 스포츠맨십을 온 마음으로 보여준 그는 충분히 금메달 못지 않는, 금메달 보다 더 빛난 선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루드비히 파이셔 선수, 당신도 우리 한국의 최민호 선수 못지 않은 챔피언입니다.

항상 귀여우신, ^^ 뉴시스 이동원 선배 사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루드비히 파이셔 선수의 홈페이지도 링크해드립니다. ^^
http://www.paischer.com/